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왼쪽)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사진=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오전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험지 출마' 문제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결정을 일단 보류했다. 두 사람의 전략적 배치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단은 두 분이 잘못된 장소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절반의 수확을 거뒀다"라고 말했다.
'절반의 수확'이란 두 사람이 수도권 험지 출마를 완강히 거부하던 기존 입장에서 경남 험지 출마로 타협책을 검토하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언론 보도를 보면 한분은 양산을, 한분은 창원성산 의사를 피력했고, 그 중 한분으로부터 제가 직접적으로 연락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1일 출마지를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양산을'로 틀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양산을은 '리틀 노무현'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차출된 지역이다. 김 전 지사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창원성산은 정의당 여영국 의원의 지역구다.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 전화를 했다며 "나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간 홍 전 대표는 공개적으로 김 위원장을 향해 서운함을 토로해왔다.
홍 전 대표는 11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당이 김태호 전 의원에게 이미 양산을 제의를 한 것도, 오늘 오전 제가 양산을을 제안한 후 오후에 파이낸셜 뉴스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내가 이 당에서 25년 헌신하고도 이 정도 위치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을 이끌 장수로서의 언행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본다"라며 "자기가 머무르고자 했던 곳을 정리하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본인의 거목이 될 나무를 엉뚱한 데다가 뿌리를 박게 하면 거목으로 자랄 수 없다"며 "햇빛이 잘 들고 물도 있는 양지바른 곳에 옮겨야 거목으로 자랄 수 있는데 응달진 계곡에 가려고 하는 건 거목이 안 된다"고 재차 험지 출마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어디로 지역구를 배치 하느냐는 추후 공관위에서 엄정하게 밀도있게 논의한 다음에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향후 공관위에선 두 사람의 전략적 배치를 두고 고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험지 출마와 경남 험지 출마 등 각각 결정을 내릴 여지도 있다. 김 위원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PK 뺏긴 곳은 탈환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지역은 서울 수도권 탈환"이라며 "전국적인 선거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의사 출신 검사’로 이름을 알린 송한섭 변호사 영입 행사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