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사진=Golf Australia 제공)
"현재 심정은 50대50이예요."
박인비(32)는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다. 당시 골프는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다. 여자 골프의 경우 116년 만이다. 올림픽에 앞서 부상 등 힘든 시기를 겪었던 박인비는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느덧 4년이 흘러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올림픽 골프는 세계랭킹 60위 이내 선수들에게 출전권을 준다. 단 국가당 2명으로 제한했다. 대신 세계랭킹 15위 안에 든 선수들이 다수일 경우 최대 4명(상위 랭킹)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한국 여자 골프는 12일 기준 15위 이내에 5명이 포진했다.
박인비는 현재 세계랭킹 17위다. 한국 선수 가운데 6위. 고진영(1위), 박성현(2위), 김세영(6위), 이정은(9위), 김효주(12위)가 박인비 앞에 버티고 있다.
박인비도 올림픽 출전을 위해 시즌 초반부터 연거푸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안 스윙 3개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취소되는 등 랭킹 포인트를 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인비는 13일(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에 앞서 올림픽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박인비는 "대표팀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큰 도전이다. 올림픽 메달보다 대표팀에 들어가는 게 더 어려울 수 있다. 대표팀에 들어가려면 시즌 초 2회 정도 우승을 해야 한다. 아마 한 번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동기부여를 하면서 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면서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 다만 출전하지 못해도 실망하지 않는다.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기에 그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당시 부상 등의 이유로 부진하다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다. 그만큼 부담도 컸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정말 큰 압박 속에 플레이해야 한다. 솔직히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2016년 느낀 부담을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면서 "현재 심정은 50대50이다. 출전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다행이라 느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올림픽이라는 대회가, 또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이 부담을 준다. 그동안 경험했던 경쟁과 수준이 다르다"면서 "2016년에는 어떤 감정인지 몰라 두려움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감정을 알고 있다. 다시 한번 그 수준의 경쟁을 경험하고 싶지만, 얼마나 힘든지도 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 대회에서만 7승을 거둔 박인비도 부담스러운 대회가 바로 올림픽이다.
박인비는 "골프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아마 모든 선수들이 메이저 우승보다 올림픽 금메달을 원할 것"이라면서 "메이저 대회보다 10배는 더 부담됐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또 부상으로 출전권을 다른 선수에게 넘겨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기 싫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부담이 컸던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