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와 인근 도시에서 정부의 3차 전세기를 통해 우한 교민과 중국국적가족이 귀국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임시격리시설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어린이가 창밖을 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불안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우한 교민이 탑승한) 차 들어가는 거 보니까 다시 불안하네요."
12일 새벽 3차 전세기로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 등을 태운 버스 행렬이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한 마을 앞을 지나쳤다. 이 광경을 본 한 마을 주민은 "불안감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이번에 귀국한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 등 140명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격리 생활을 하게 될 임시 거처가 마련된 이천시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에 도착했다.
이들을 태운 20대의 미니버스는 순찰차의 에스코트를 받아 5대씩 5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이동했다.
미니버스는 국방어학원 앞에 설치된 차량 소독설비를 지나친 뒤 곧바로 숙소동으로 들어갔다.
한 버스에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7~8명까지 나눠 탄 것으로 보였고, 탑승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부분 전날부터 계속된 검역 절차와 긴 비행 등으로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곧바로 이들은 입소 절차를 거쳐 외부와 차단되고, 14일 동안의 격리 생활이 시작된다.
방역원칙에 따라 12세 이상은 1인 1실을 사용하고, 보호자의 보살핌이 필요한 12세 미만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방을 쓰게 될 예정이다.
입소 기간에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은 뒤 퇴소할 수 있지만, 체온이 37.5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격리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게 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와 인근 도시에서 정부의 3차 전세기를 통해 우한 교민과 중국국적가족이 귀국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임시격리시설로 향하는 버스 운전자가 방호복을 착용한 채 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이재명 지사 "높은 시민의식 보여준 이천시민 자랑스럽다"
전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이날 오전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접 국방어학원 인근에 위치한 이황1리를 찾아 주민들을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입국자들의 입소가 진행되는 동안 이 지사는 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의 높은 시민의식을 경기도민의 입장에서 잘 보여주셨고, 경기도지사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승적으로 환영의사를 보여준 마을 주민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지사는 이어 "서로 존중하고 함께 사는 세상이 되려면 전체를 위한 누군가의 희생이 존중되고 인정받아야 한다"며 "보상이라 하면 지나칠지 모르지만 거기에 대한 예우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호원 농어민후계자 한관수(58) 회장은 "이왕 받아 줄 거면 편안한 마음으로 있다 갈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지 않겠냐. 대다수 주민들이 그렇게 동의를 해 주셨다"며 "마을 분들도 많이 불안해 하지만 장관님, 도지사님 이렇게 오셔서 주민들이 좀 안심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앞서 격리 시설인 국방어학원 앞에는 '우한 교민 여러분 환영합니다', '청정지역 장호원에서 편히 쉬고 가십시요!' 등의 우한 교민들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