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서울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이내주 부장판사)는 13일 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40)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정씨는 지난해 7월 경의선 숲길 인근 한 맥주 가게 앞에서 해당 점포 주인이 키우는 고양이 '자두'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동물학대범에게는 이례적으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당시 법원은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생명 존중의 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가족처럼 여기던 고양이를 잃은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볍다"며 정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정씨 변호인은 "정씨가 빚 독촉에 시달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모르고 범행했다"며 "고의가 없어 무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고양이가 가게 화분 위에 있었고 테라스 앞에 고양이를 안내하는 간판도 있었다. 정씨가 고양이 소유자를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의선 숲길에는 고양이 '자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씨의 처벌을 원하는 글이 게시됐고 21만2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