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스승이 소장한 고(故) 김환기 화백의 미술 작품을 빼돌려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민철기)는 13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스승인 B교수가 췌장암으로 건강이 악화하자, 그의 운전기사 겸 수행비서 C씨와 공모해 B교수가 소유했던 김 화백의 작품 '산울림(1973년 작)' 등 총 8점을 훔쳐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교수는 그해 12월 지병으로 숨졌다.
김 화백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국내 작가 중 작품값이 가장 비싼 작가이다. A씨가 훔친 작품 '산울림'은 4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B교수가 친인척도 아닌 김씨에게 그림 판매를 위임하고 판매 대금까지 사용하도록 허락했다는 진술을 수긍하기는 어렵다"며 "A씨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B교수 유족이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림 도난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산울림을 판 대금 40억여원 중 9억여원을 공범 C씨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9억원 중 1억3000만원을 그림을 함께 빼돌린 B교수의 가사도우미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작품 판매대금으로 서울 잠실의 20억원대 아파트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