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전 의장(사진=윤창원 기자/연합뉴스)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하려고 20개의 계열사 지정자료를 고의로 누락했다가 공정위로부터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네이버의 이해진씨가 공시대상 기업집단 관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회사와 친족회사 등 20개 계열회사를 누락한 사실을 적발하고 고발조치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2017년과 2018년엔 비영리법인 임원이 보유한 8개 계열회사를 누락한 사실도 드러나 경고조치했다.
공정위의 조사결과 이해진 GIO는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회사 ‘지음’을 비롯해 친족이 50%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화음, 네이버 출자회사 '와이티엔플러스'와 라린프렌즈' 등 모두 20대 계열회사를 지정자료에서 뺀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엔 네이버가 100%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법인의 임원이 보유한 '더 작은', '프라이머시즌3' 등 16개의 계열회사 지정자료도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해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재벌 총수)에게 계열사 현황, 친족 현황, 임원현황 등의 지정자료를 받고있다. 이를 근거로 공정위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을 지정한다.
이는 대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 집중 등을 규제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꾀하기 위해 1987년부터 실시된 제도이다.
네이버측은 지정자료 누락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미 2014년에 지정자료를 제출한 전례가 있는 데다 그 이후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료 미제출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2015년의 경우 네이버의 동일인(이해진 총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상황이었던 만큼 네이버 측이 대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하려고 계열사를 누락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규모기업집단에 지정될 경우 기업결합의 제한, 지주회사의 설립 규제, 상호출자의 규제, 출자총액의 제한,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의 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
네이버 허위자료 제출현황 (자료=공정위 제공)
이렇게 관련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기업집단 지정을 피해왔던 네이버는 2017년에서야 처음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공정위는 그러나 2017년과 1018년 누락 건에 대해선 비영리법인의 임원이 간접 보유한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이 회장이 파악할 수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고로 그쳤다.
공정위는 오는 3월 24일이면 2015년 누락 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만큼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의 고발결정서를 검찰에 보낼 계획이다.
공정위의 고발 내용을 법원에서 받아들일 경우 금융종합플랫폼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각종 심사과정에서 적지 않은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정창욱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지정자료는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을 운용하고 시장의 자율적 작동을 감시하는데 기본적인 자료”라며 “앞으로 대기업집단의 지정자료의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