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7일 순천인비료공장을 시찰할 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오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맞아 과거와 달리 신형 전략 무기 공개 등 도발적 동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21일 째 두문불출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기간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 공개 활동을 할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권력 승계 이후 광명설절을 앞두고 모두 4차례의 무력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2014년 2월 27일 단거리탄도미사일, 2016년 2월 7일 '광명성 4호' 발사, 2016년 2월 7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발사 등이다.
다만 올해 광명성절은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해당하지 않는데다, 코로나 19에 대한 총력 대응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조용하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이 정주년이 아니며, 여러 동향 등을 감안할 때 예년 수준으로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설 명절 기념 공연 참석 이후 21일째 두문불출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 광명성절 기간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지도 관심이다.
설 공연 관람을 마지막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김정은(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잠행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면서, "동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대외 활동 자제가 "혹시 모를 감염을 우려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난 2014년 11월 김정은 당시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때문에 방러 결과를 바로 김 위원장에 보고하지 못하고 21일 동안 신의주에 격리됐던 적이 있다.
최고 지도자의 신변에 이렇게 철저한 북한임을 감안할 때, 광명성절 일반 행사에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건너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금수산태양궁전은 백두혈통으로서 3대 세습을 이어간 김정은 체제의 정통성과 관련된 곳인 만큼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권력 승계 다음 해인 2013년부터 매년 광명성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오고 있다. 지난해 광명성절에도 김 위원장은 당·정·군의 핵심 요인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변수가 있기 때문에 참배 인원을 최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민속명절로서 이틀 휴무인 광명성절을 맞아 국내 관광지구 내 축제 상황을 전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노동신문은 13일 '광명성절 경축 얼음조각 축전' 개막식이 지난 8일 열렸다며 "축전장안은 희한한 얼음조각들을 보며 기쁨을 금치 못해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