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70%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홍삼가게 상인과 만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페이스북에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한 배경에는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민생행보 과정에 얻은 고민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현황을 상인들로부터 직접 듣는 자리에서 임대료 문제를 크게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 홍삼판매 가게 주인에게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구입을 했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손님들이) 뚝 끊겼죠? 코로나바이러스 전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가게 주인이 "그래도 한 70% 이상은 떨어진 것 같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70%로 줄어든 것이 아니라 70%가 아예 줄었다, 30% 밖에 안 된다?"라며 남대문시장 전체 상인들의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당시 남대문시장 상인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 문제는 물론 "현 상황에 임대료를 낮춰야 하는 데 건물주들이 요지부동이다"라는 얘기가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대료 인상 제한 등 임차인 보호에 방점을 찍어왔던 문 대통령은 다음날 청와대 회의 자리에서도 남대문 상인들이 요청한 임대료 인하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남대문시장 방문 다음날에도 '신종 코로나 때문에 업종 타격이 심한데 임대료를 낮춘다는 미담 사례들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면서 '임차인들을 위해 (정부가) 소극적으로 생각하지 말아라, 상상력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전주시와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자영업자를 위해 상가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의 상생협력 선언식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 대통령이 큰 관심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착한 임대인'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국가 재난 상황까지 간 코로나19 사태로 고통받는 지역경제 상인들이 조금이라도 숨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평소 바람이 일부 실현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옥마을에서 임대료를 10% 자율적으로 인하한다고 선언하니 (문 대통령께서) 매우 기쁘셨던 것 같다"며 "주말 동안 직접 글을 써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건물주들의 자발적 상가 임대료 인하 운동이 전통시장, 구도심, 대학가 등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전주시와 시민들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 위축과 매출 감소, 지역경제 침체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지역 경제가 위축된 상황을 타개할 방안들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혁신성장 성과와 경제정책 비전을 국민과 직접 공유하기 위해 업무보고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부처 장관들과 경제관료, 경제·산업분야 전문가, 기업인들이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날 업무보고는 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