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막판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루시아는 막판 해결사로 나서며 소속팀의 7연패 탈출에 앞장섰다.(사진=한국배구연맹)
물러설 수 없었던 연패 팀의 대결에서 흥국생명이 극적으로 웃었다.
흥국생명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5라운드에서 3-2(25-19 25-19 22-25 20-25 15-11)로 승리했다.
지난 GS칼텍스 원정에서 컨디션 난조로 빠졌던 외국인 선수 루시아,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선발 명단에 복귀한 흥국생명은 1월 14일 IBK기업은행과 4라운드 첫 경기 이후 무려 8경기 만에 승리했다.
여자부 3위 흥국생명은 11승13패(승점40)가 되며 1경기 덜 치른 2위 GS칼텍스(승점46)과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4위 KGC인삼공사(승점34)와 격차를 다시 벌렸다. 흥국생명은 오는 20일 인삼공사와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루시아가 양 팀 최다 28득점하며 수비에서 단단하게 버틴 김해란과 함께 확실한 복귀 효과를 선보였다. 신인 박현주(14득점)도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김미연(11득점), 이주아(10득점)와 함께 두 자릿수 득점하며 ‘주포’ 이재영의 부상 공백을 대신했다.
도로공사는 박정아가 28득점했지만 뒤늦게 경기에 투입돼 흐름을 바꿨던 외국인 선수 산체스(10득점)의 부상 공백을 넘지 못하고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첫 세트의 희비는 범실에서 갈렸다. 외국인 선수 산체스가 선발 명단에서 빠진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의 두 배인 8개의 범실로 사실상 첫 세트를 헌납했다. 2세트는 루시아가 9득점을 몰아치며 승리를 가져왔다.
2세트에 교체 투입된 산체스를 앞세워 3세트 초반 분위기를 끌고 간 도로공사는 근소한 우위를 끝까지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산체스의 가세로 박정아도 공격 성공률이 높아진 효과가 더해졌다. 4세트도 16-10까지 앞섰던 도로공사지만 예상하지 못한 순간 불운이 찾아왔다.
박현주의 공격을 블로킹하는 과정에서 산체스가 왼손에 큰 충격이 가해지며 다급하게 교체됐다. 갑작스러운 위기였지만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의 추격을 따돌리고 마지막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2세트씩 챙긴 두 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루시아가 영웅이 됐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루시아가 해결사로 나선 흥국생명이 먼저 15점에 도달했다.
주전 세터 노재욱의 허리 통증에 깜짝 선발로 나선 하승우(왼쪽)는 OK저축은행 원정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서브 득점과 블로킹 등으로 무려 9득점하며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앞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는 원정팀 우리카드가 홈팀 OK저축은행에 3-1(22-25 25-15 25-20 25-20)으로 역전승했다.
우리카드는 주전 세터 노재욱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 하승우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나경복(18득점)과 펠리페(16득점), 한성정(10득점)이 삼각 편대를 구축했고, 하승우 본인도 서브 득점 5개에 블로킹 3개를 곁들며 무려 9득점이나 기록했다.
적지에서 승점 3점을 보탠 우리카드는 22승7패(승점61)가 되며 대한항공(승점59)을 밀어내고 남자부 선두로 복귀했다. 레오(18득점)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한 4위 OK저축은행(13승16패.승점41)은 2연패에 빠져 ‘봄 배구’ 희망이 더욱 희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