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는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손흥민(28·토트넘 핫스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3대2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손흥민은 5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동시에 멀티골을 넣으며 리그 진출 이후 통산 51득점을 기록했다. EPL에서 50골을 넘어선 것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다. 손흥민은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에 입단했다.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49골을 넣고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은 8골에 그쳤지만, 2016-2017시즌 21골, 2017-2018시즌 18골, 2018-2019시즌 20골을 터뜨리며 신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50골 기록을 세운 소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팀과 서포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며 "이 기쁨을 서포트와 팬,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을 줘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인사를 전했다.
'슈퍼손' 기록의 묘미는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현재 손흥민은 '차붐'(차범근), '캡틴박'(박지성) 등 레전드가 세운 기록을 하나씩 경신하며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차범근의 모습 (자료사진=분데스리가 홈페이지)
차범근 전 한국국가대표팀 감독은 1978-1979시즌부터 1988-1989시즌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 했다.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을 거치며 '차붐'이란 별칭으로 308경기 통산 121골을 넣었다. 70~80년대 차범근은 한국의 축구 영웅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7일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유럽 통산 367경기 123골.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에서 첫 데뷔골을 시작으로 9년 만에 전설 차붐의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지난 2018년 12월 6일 영국 매체 '풋볼365'는 '지금의 맨유는 전성기 시절의 박지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크게 소개했다.(사진=풋볼365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박지성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2003년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레디비시)에 진출했다. 2005년에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트(이하 맨유)에 입단해 7시즌을 뛰었다. 맨유 시절 박지성이 세운 기록 중 단연 최고는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한 첫 아시아 선수이자 한국 선수라는 것이다. 박지성은 2008-2009시즌, 2010-2011시즌 맨유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진출해 두 경기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7-2008시즌에도 결승에 올라 우승을 했지만 당시 출전 명단에는 없었다.
손흥민은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발 출전해 '캡틴박'이 이루지 못한 꿈에 도전했다. 하지만 리버풀에 0대2로 패하며 기록경신을 미룬 상태다. 하지만 전성기에 도달하고 있는 손흥민의 기량 덕분에 박지성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