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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이 꼽은 자신의 강점 "애매한 저의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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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열이 꼽은 자신의 강점 "애매한 저의 마스크?"

    [노컷 인터뷰] '정직한 후보' 박희철 역 김무열 ②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정직한 후보' 박희철 역의 배우 김무열을 만났다. (사진=NEW 제공)

     

    '그리스', '알타보이즈', '쓰릴미', '김종욱 찾기', '즐거운 인생', '스프링 어웨이크닝', '살인마 잭', '삼총사', '광화문연가', '아가씨와 건달들', '프라미스', '킹키부츠' 등 2000년대 중반부터 공연 좀 본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무대 위의 김무열을 적어도 몇 번은 만났을 것이다.

    무대 위의 스타였던 김무열은 2000년대 후반부터 영화와 드라마로도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멜로, 사극, 전쟁물, 범죄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에서는 그동안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유쾌하고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 박희철을 연기했다. 그동안 잘 시도되지는 않았지만 김무열이 '대놓고 웃기는 코미디'에도 썩 잘 어울린다는 것을, '정직한 후보'가 확인해 줬다.

    개봉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무열은, 최근 들어 필모그래피가 더 다채로워지고 있는데 여러 장르의 영화에서 러브콜을 받은 비결이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애매한 저의 마스크?"라고 답해 폭소를 유발했다.

    ◇ 라미란 캐스팅 소식에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가야지' 마음먹어

    '정직한 후보'는 4선에 도전하는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의 원맨쇼 코미디에 가까운 영화다. 그만큼 주상숙 역의 라미란 캐스팅이 중요했다.

    김무열은 "라미란 누나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누나) 바짓가랑이 붙잡고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잘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배우로서 욕심이 들었다. 현장에서 두 눈으로 (라미란의 연기를) 목도하고 싶었다. 같이 연기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라고 말했다.

    "라미란 누나는 작은 역부터 큰 역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는 배우죠. 항상 그 고유의 빛을 잃지 않고요. 영화에서도 정극 연기도 소화하고 생활감 있는 것도 하고, 배우가 가진 사랑스러움도 있어요. 그 배우가 가질 수 있는 깊이나 넓이는 그동안 해 왔던 데서 나오는 것 같아요."

    김무열은 '정직한 후보'에서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의 옆을 언제나 든든하게 지키는 보좌관 박희철 역을 연기했다. (사진=㈜수필름, ㈜홍필름 제공)

     

    당 대표, 경쟁 후보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무대를 휘어잡는 주상숙의 노래방 장면을 언급했더니, 김무열은 "그게 (실제보다) 더 못 나왔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동안 주로 대본을 건조하게 '읽는' 대본 리딩을 경험해 봤다는 그는 라미란이 리딩 때부터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라미란이 만든 웃음에 묻어갔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무열은 "(라미란이) 얼마나 잔소리했는지 모른다. '지 혼자 멋있으려고~' 하면서. 더하라고, 더 웃기게 하라고 채찍질했다"라고 해 폭소가 터졌다.

    이어, "이 판타지적인 코미디에서 (라미란이) 웃기려고 과장된 연기까지 했기 때문에, 누군가 한 명은 완충시키는 역을 해야 했다. 그 대표적인 역이 저라고 생각했고, 거기에 동의했기 때문에 저는 무게추 역할을 해야 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 영화만큼이나 즐거웠던 현장

    김무열은 '정직한 후보'로 라미란을 처음 만났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말 안 해도 척 하면 척하는 사이를 연기해야 했는데, 김무열은 라미란이 동네 누나처럼 편하게 대해줘서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 역의 윤경호를 두고도 "형이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면 왠지 모를 포스가 있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세심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장유정 감독은 현장에서 누구보다 많이 웃은 사람이었다. 김무열은 "감독님이 저희 배우들을 다 너무 애정하셔서(좋아해 주셔서) 그런지 뭐만 하면 웃었다. 본인은 웃음에 박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저희는 감독님이 너무 잘 웃어줘서 우리가 감 떨어진다고 놀렸다"라고 밝혔다.

    김무열은 "현장에서는 어떤 장면을 위해 논의하고 있는 건지 싸우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격렬하게 토론하기도 했다. 결국 선택을 못 해서 A, B, C 버전으로 나눠서 찍을 만큼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웃기니까 다 용서가 되더라, 다 재미있고. 이 고민이 뭘 위한 건지가 명확하니까, 기분 좋게 고민하게 되더라. 어떻게 보면 스태프분들이 제일 힘든데, 다 재미있게 봐주시고 어느 누구 하나 얼굴 붉히지 않고 잘 마쳤다"라고 전했다.

    ◇ 예전엔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외모, 이젠 득 같아

    김무열은 '정직한 후보'를 찍으면서 자신은 라미란에게 많이 기댔다고 여러 번 말했다. (사진=㈜수필름, ㈜홍필름 제공)

     

    '정직한 후보'로 코미디에 도전한 김무열은 "관객분들한테 익숙하지 않았던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설렌다. 낯설지 않게만 봐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배우의 소명이 있는데, (이번 역할이) 그 길로 가는 데 보탬이 되는 한 걸음이 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조금 더 다양한 영역을 해 보고 싶어요, 허락만 해 주신다면요. 코미디 장르의 성공으로 인해서 (최근) 코미디 장르가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 결국 관객분들께서 (기회를) 만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한테 기회를 주신다면 그 기회를 결코 헛되지 않게, 좋은 결과물을 갖고 관객분들 찾아뵙고 싶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선순환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관객분들이 선도해 주시면 저희도 나름대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가고, 어떤 때는 반 발짝 앞서서 관객분들 길잡이가 되기도 하고. 근데 저는 배우이다 보니 오더(주문)가 떨어져야 일을 해요. (웃음) 오더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오더 주시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대놓고 웃긴 코미디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그는 다음 달에는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만난다. 미스터리 장르 '침입자'에서 25년 만에 돌아온 동생의 존재를 의심하는 오빠 서진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전쟁, 멜로, 미스터리, 스릴러,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배역이 들어오는 비결을 질문하자, 김무열은 곧바로 "애매한 저의 마스크?"라는 답을 내놔 취재진을 폭소케 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약간 평범한, 혹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익숙하지 않은, 낯선 얼굴"이라고 말을 이었다.

    김무열은 "예전에는 얼굴이 못생겼다, 혹은 평범하게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들었고 그때만 해도 그게 약점이었다. 그런데 관객분들이 봐주시니까 이제 저한텐 오히려 득이 되는 것 같다. 배우를 배역 그대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겨서, 일할 수 있는 게 많아지더라. 스스로 미남이라고 생각도 안 하고, 그래서 평소에도 꾸미고 다니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배우를 물으니, 김무열은 "너무 많다. 아직 안 만나 본 분들이 많아서. 매번 만날 때마다 연예인 만나는 것 같다. 설렘과 어색함을 잔뜩 갖고 가게 된다"라며 웃었다. 본인도 배우인데 여전히 다른 동료들을 만날 때 그러냐고 재차 묻자 "저를 못 알아보는 분들이 많다. 최근에도 그런 경험이 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악인전' 땐 18~20㎏ 찌웠는데, 개봉한 후에는 이미 그만큼이 빠져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극장에서 보고 나오셔도 제가 저인 걸 모르시더라고요. (웃음) 좋아요, 배역으로 살 수 있어서. 못 알아보시는 거 기분 나쁘지 않아요, 진짜로. 그래서 전 그냥 잘 다녀요. 워낙 잘 돌아다녀서, 의외의 곳에서 절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웃음)" <끝>

    배우 김무열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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