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충분한 초동 조치를 하지 않아 많은 승객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가운데)과 유연식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왼쪽)이 지난 1월 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의혹을 규명하는 검찰 특별수사단이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11일 특수단이 출범, 재수사에 나선 지 100일 만이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은 18일 김 전 청장과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최상환 전 해경 차장,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등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수단은 김 전 청장 등 지휘부 10명에게 현장 구조 지휘 책임을 물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은 해경 123정장과 공동해 세월호 참사 당시 최대한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세월호 승객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단은 이들이 당시 참사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 지휘, 통제해 즉각적인 퇴선유도나 선체 진입을 지휘해야 함에도 구조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특수단은 또 김 전 목포해양서장 등 2명은 사고 직후 123정에 퇴선방송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런 지시를 했다는 내용으로 허위의 조치내역(목포서장 행동사항 및 지시사항)을 만들고 목포해양경찰서에 전달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적용했다.
앞서 특수단은 김 전 청장 등 일부 관련자 신병 확보에 나섰지만, 법원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보완 수사를 진행한 특수단은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특수단은 참사 당일 세 번째로 발견된 희생자인 학생 임모 군 이송 과정이나 세월호 폐쇄회로(CC)TV의 DV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 조작 의혹 사건 등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특수단 관계자는 "임군 사건 및 DVR 조작 의혹 사건은 그동안 관련자 조사, 전문기관 자문 의뢰 등 수사를 진행했으나 향후 혐의 유무 확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구조 지휘 책임과 관련된 부분을 먼저 기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