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2020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1차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입구에서 취재진과 입장객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박기묵 기자)
"문진표를 꼭 작성하셔야 합니다."
사람들이 주머니에서 손을 빼 펜을 들었다. 영하 2도의 날씨 속에서 글을 적는 게 쉽지 않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서약을 한 뒤에야 다음 관문으로 갈 수 있었다.
18일 오후 FC서울과 멜버른 빅토리(호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입구는 코로나19 검사가 한창이었다. 혹시 모를 감염을 위해 입구에서부터 경기장까지 검사에 검사가 이어졌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예외는 없었다.
입구에서 열화상 카메라 체크를 하는 모습. 문진표를 제출한 뒤 열화상 카메라를 통과해야만 경기장으로 들어 올 수 있다. (사진=박기묵 기자)
취재진도 똑같은 과정을 거친 뒤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손목에는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확인' 도장이 찍혔다.
'삐삐삐'출입구 근처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잠시만요!"
열화상 카메라에 알람이 울리자 모니터링 요원이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모니터에는 남성의 얼굴을 붉게 표시됐다. (사진=박기묵 기자)
문진표를 제출하고 열화상 카메라 앞에서 검사를 받던 입장객 한 명이 멈춰 섰다. 모니터에는 남성의 얼굴이 붉게 표시됐다. 관람객도 모니터링 요원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입장객을 멈춰 세운 모니터 요원은 꼼꼼하게 남성을 살폈다. 남성에게 몇 가지 질문과 추가 모니터링이 진행됐다.
"들어가셔도 좋습니다."문제가 없다고 판단 된 후에야 남성은 경기장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 남성은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한쪽에 마련된 코로나바이러스 격리소에는 다행히 아무런 의심환자가 없었다. 여기저기에는 손 소독제도 많았다. 특히 화장실을 다녀온 입장객이 소독제를 손 여기저기에 바르며 신경을 썼다.
드레스코드를 맞춘 것 처럼 관중들 대다수는 검은색 외투에 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응원가를 부르는 서포터즈 중에서도 마스크를 쓴 모습이 보였다. 31번 확진자가 나온 만큼 모두가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쓰고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 오늘의 드레스코드는 검은 패딩에 흰 마스크다. (사진=박기묵 기자)
경기장을 찾은 관중에게 불안하지 않은지 물었다.
"문제 없다는 것을 입구에서 확인 했는데요 뭐. 다른 분들도 똑같이 확인받고 들어왔잖아요. 괜찮아요."이날 FC서울은 박주영의 결승골로 멜버른을 1대0으로 누르고 기분좋게 승리를 챙겼다. 추운 날씨에 팀을 응원한 관중들도 기분좋게 웃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FC서울은 오늘 3월 3일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와 2차전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