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각본상·국제영화상·감독상·작품상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의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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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흑백판'이 오는 26일 개봉하는 가운데 봉준호 감독은 흑백판에서는 컬러판보다 배우들의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귀띔했다.
봉준호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기생충: 흑백판'을 선보이는 이유에 관해 "다른 거창한 의도라기보다는 고전 영화나 클래식 영화에 대한 동경, 소위 말해 '로망'이 있다"며 "내가 만약 1930년대에 살고 있고, 영화를 흑백으로 찍었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영화적 호기심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 외에도 앞서 지난 2009년 영화 '마더'도 흑백판을 선보인 바 있다.
(사진=CGV, CJ ENM 제공)
그는 "나도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상영한 흑백판을 봤다. 기분이 되게 묘하다"며 "컬러가 사라진 거 외에는 똑같은 영화인데 이런저런 다른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어떤 관객은 '흑백으로 보니 화면에서 더 냄새가 나는 거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마더' 때도 그렇지만,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연기와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 뉘앙스를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알록달록한 컬러가 사라지니 배우의 눈빛과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기생충: 흑백판'은 영화의 핵심 배경인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부잣집과 오래되고 낡은 기택네 반지하 집을 뚜렷한 명암의 대비로 담아낸다. 또 하나 기택과 기정의 스틸은 다른 배경만큼이나 극과 극인 두 가족의 삶을 선명하게 보여주며 흑백판이 가진 강렬함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