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손흥민(28, 토트넘 핫스퍼)이 쓰러졌다.
손흥민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애스턴 빌라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오른팔을 다쳤다. 전반 휘슬이 울리자마자 애스턴 빌라 수비수 에즈리 콘사와 충돌하면서 오른팔로 땅을 짚었고, 이후 통증을 참고 2골을 몰아쳤다.
토트넘은 18일 손흥민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오른팔 골절로 수술대에 오른다는 소식이었다. 이어 조제 무리뉴 감독은 사실상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토트넘은 물론 축구대표팀에도 악재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주장이다. 손흥민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무엇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했기에 타격이 더 크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였던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전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일본과 3차전까지 총 25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15승8무2패. 지난해 1월 아시안컵 8강 카타르전과 11월 브라질과 평가전에서만 졌다.
손흥민은 25경기 가운데 17경기를 뛰었다. 나머지 8경기는 차출되지 않았다. 2018년 11월 호주, 우즈베키스탄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전, 2019년 1월 아시안컵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 1, 2차전, 12월 동아시안컵 3경기에 빠졌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로 인한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협의로 빠진 2018년 11월 A매치 2경기와 2019년 1월 아시안컵 2경기를 제외한 4경기는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 규정이 없는 경기였다.
즉 규정이 허락하는 경기에서는 모두 차출된 셈이다. 대표팀에 합류한 뒤 한 경기도 빼지 않고 뛰었다. 상대가 남미 강호 우루과이든, 아시아 약체 스리랑카든 손흥민은 꼬박꼬박 대표팀으로 향했고, 또 경기를 소화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
출전시간에서도 손흥민 의존도가 드러난다.
17경기 모두 선발 출전이었고, 후반 교체로 물러난 것은 3경기가 전부다. 3경기 중 하나가 2019년 1월 아시안컵 중국과 3차전도 89분 출전이다. 당시 손흥민은 중국전을 이틀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로 냈고, 사실상 풀타임에 가까운 89분을 뛰게 했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었기에 논란도 컸다. 이어진 바레인과 16강에서는 연장까지 120분을 모두 소화했다.
벤투호는 손흥민이 있을 때 9승6무2패를, 없을 때 6승2무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빠진 8경기 모두 아시아 팀을 상대했기에 객관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다만 아시아 팀을 상대로는 손흥민이 빠져도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3월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상대 투르크메니스탄(26일 홈), 스리랑카(31일 원정)는 한 수 아래 상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은 129위, 스리랑카는 최하위인 205위다. 한국은 40위.
손흥민은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다. 감독이라면 당연히 손흥민을 중심으로 전술을 꾸리기 마련이다.
다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 없이도 우승했다. 어쩌면 손흥민의 부상이 흔히 말하는 벤투호의 플랜B를 만들 기회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