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마스크 착용 여부 식별 AI 알고리즘 (캡처=바이두)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강제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자 온갖 아이디어가 총동원되고 있다.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드론을 띄워 주민들에게 마스크 의무 착용을 방송하는가 하면 나이든 부모가 마작을 하기 위해 무단으로 집을 나서자 한 청년이 마스크 없이 나간 부모를 막기 위해 어떻게 신고해야 하냐며 웨이보(SNS)에 하소연을 하는 등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광둥성 심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여성 손님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안에 체포된 사례까지 있다. 지난 1월에도 한 여성이 같은 이유로 체포됐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달 26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고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데다 마스크 부족사태까지 겹치면서 중국 당국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키는지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자 중국 최대 검색 서비스 기업인 바이두(Baidu R & D Engineer)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인공지능(AI)으로 찾아내는 AI 알고리즘 오픈소스 도구를 공개했다.
바이두는 얼굴인식 기반 AI를 이용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실시간 식별한다고 밝혔다.
10만 개의 얼굴 데이터 세트를 이용해 훈련된 이 AI 알고리즘은 96.5%의 정확도로 마스크 미 착용자를 식별해 기업체나 당국이 일일이 수검하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고, 파이썬(Python) 방식으로 특정 모바일 앱에 이식해 쉽게 배포할 수도 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바이두는 앞서 중국 정부의 바이러스 진단 및 치료 계획과 수백만 건의 온라인 의료 상담 기록을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위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를 내놓기 했다.
한 쇼핑몰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한 여성이 공안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해 주문들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를 방송하는 장면 (캡처=유튜브)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 2000명 이상, 확진자는 7만여 명으로 급증하는 등 전염 공포가 계속되면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고 있지만 마스크 부족사태가 이어지면서 비닐이나 플라스틱 통까지 활용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자 또다른 사회 불편을 겪고 있다. 사회 안전망을 이유로 금융 등 사회신용 시스템에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한 인증방식이 보편화 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마스크가 인증을 방해하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휴대전화의 잠금해제나 모바일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얼굴인식 잠금해제나 모바일 결제를 위해 마스크를 벗다가 공안에 체포되거나 벌금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챗 페이 얼굴인식 인증 기능과 한 중국인이 소매점에서 얼굴인식 인증으로 상품값을 지불하는 모습 (캡처=new8.cn)
중국 정부가 온라인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작년 12월부터 스마트폰 사용자의 얼굴 등록을 의무화 한 것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안 등 보안당국이 도시 곳곳에 설치한 수천여 개의 보안 카메라 역시 범죄자를 색출하기 위해 얼굴인식 기능을 도입했지만 마스크 때문에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인구조사에도 얼굴인식 인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절한 규제 없이 얼굴인식 기술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도록 하면 인권과 개인 프라이버시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