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하루 유동인구가 200만명에 달하는 서울 종로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패닉에 빠졌다. 20일 종로구에서만 6번째(전체 56번째) 확진자가 나온 탓이다.
정부서울청사와 각종 공공기관,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는 종로구의 '지역 사회 감염'이 가시화되면서 시민들 불안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56번 환자는 창성동 정부청사 인근서 진료…어린이집 전체 휴원 권고20일 질병관리본부와 종로구청,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은 56번 환자는 종로구 부암동에 사는 75세 남성으로, 지난 19일 밤 9시쯤 서울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해당 이비인후과는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와 불과 380m 거리다. 정부서울청사 별관 한빛어린이집 원아가 56번 환자와 같은날 오후 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 돼, 정부서울청사 어린이집은 오는 26일까지 휴원을 결정했다.
이날 종로구청은 관내 모든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오는 26일까지 임시 휴원을 권고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구청은 "코로나 19가 지역사회에 확산됨에 따라 원아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처"라면서 각 어린이집의 협조를 호소했다.
종로구 내 도서관과 복지관, 경로당, 체육시설 등 다수 주민이 이용하는 공공 문화체육시설도 임시 휴관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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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체 확진자 40%가 종로 거주…유동인구 수백만·中 유학생 수천명서울 전체 코로나 19 확진자 14명의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종로구 거주자다. 지난달 30일 6번 환자, 같은달 31일 10번·11번 환자가 종로구에서 나왔다. 지난 16~17일 확진된 노부부 29번·30번 환자의 감염 경로는 여태 오리무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6번째 환자 등장으로 종로구는 패닉에 빠졌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극에 달한 가운데,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가 연달아 나오고 있어서다.
종로구에 정부서울청사를 비롯, 유명 대기업과 주요 공공기관,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는 점도 긴장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종로구 거주자는 15만5000명에 불과하지만, 하루 유동인구는 200만명에 달한다.
개강 후 입국할 중국인 유학생 관리도 빨간불이 켜졌다. 성균관대, 상명대 등 관내 주요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은 2700~2800명 정도다.
◇전문가들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환…집회 자제·휴교 필요"
전문가들은 코로나 19의 지역사회 전파 국면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황은 지역사회 전파가 유력하다. 행정 및 방역 의료체계를 정비하고 범부처 공중보건기관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격리하는 고전적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집회를 자제하거나 휴교, 재택근무 등 사람간 거리를 넓혀 확산 속도를 늦춰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원운영센터장도 "코로나 19가 지역사회에 침투했다. 진단 시약 등 임상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