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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바꾼 '코로나'…전문가 "방역체계 바꿀 단계"

보건/의료

    신천지가 바꾼 '코로나'…전문가 "방역체계 바꿀 단계"

    정부, 대구경북 코로나 진앙으로 '대구신천지' 지목
    신도 '31번 환자'와 연관된 확진자만 47명
    단, 31번 어디서 감염됐는지 '오리무중'
    같은 신천지 내 전파자 다수 존재할 가능성 나와
    전문가 "방역체계 다 바꿔야 할 국면 진입"
    '지역사회 전파' 시작…이젠 치료에 집중할 단계
    중증환자는 상급병원으로 경증환자는 자가격리

    신천지 대구교회 방역 (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분류됐던 대구,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경북 청도에서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첫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현재 정부는 대구 경북의 코로나19 슈퍼 전파 진원지로 '대구 신천지'를 지목한 상황이다. 신천지 신도인 31번 환자와 연관된 확진자만 대구 신천지 내에서 47명에 이르고 그와 경북 청도 확진자와의 연관성도 조사 중인 상황이지만 31번 환자의 감염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감염원이 당국 방역망에 들어와 있는지 아니면 아직도 지역사회를 활보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전문가들은 방역 체계를 다 바꿔야 할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한다. 지역사회 전파가 본격화되며 환자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확진자를 추적할 것이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 정부도 모르는 31번 '감염경로'…지역사회 전파 시작

    31번 환자는 현재까지 대구 경북 지역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진짜 슈퍼 전파자는 어디에 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21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대구 신천지 신도인 31번 환자의 확진일은 지난 18일이다.

    이어 다음날인 19일, 대구 신천지에서만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국은 이들 모두 31번 환자와의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들로 판단했다.

    20일에는 대구 신천지에서만 모두 3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31번 환자와 연관성 있는 확진자만 47명에 달하게 됐다.

    31번 환자가 이달 초 경북 청도 지역을 방문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현재 경북 청도 대남병원 확진자와의 연관성까지 조사 중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가장 큰 의문점은 31번 환자가 도대체 어디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냐는 것이다.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는 "31번 환자 역시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1번 환자가 최근 해외를 방문한 적이 없기 때문에 31번 환자가 2차 감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31번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1차 감염자의 행방이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그가 보건당국의 방역망에 있는지 아니면 아직까지 지역 사회에 활보하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러스트=연합뉴스)

     

    ◇ 전문가 "방역체계 바꿀 국면 진입…피해 최소화해야"

    정부는 31번 환자와 비슷한 시점(2월 7~10일)에 발병한 신천지 신도가 다수였던 점을 고려해 신천지 내 다른 신도가 슈퍼전파자 역할을 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선 1차, 2차 감염원 파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상황에서 확진자를 쫓을게 아니라 쏟아지는 환자 치료에 무게를 둬 감염병 유행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증 환자는 조기에 치료해 전염병 유행을 막고 중증 환자는 상급 종합병원 등에서 집중 치료해 사망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인 신상엽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를 찾고 접촉자를 찾고 할 상황이 아니다"며 "이제 지역사회 전파를 인정하고 경증환자들은 자가치료하거나 시설로 가고 중증환자 위주로 격리병상 운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확진자를 쫓아다니는 방식으로 대처하기엔 상황이 심각해졌다"며 "다부처 협력을 통해 조기 진단을 진행, 유행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도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상황"이라며 "신천지는 좁은 곳에서 바이러스가 실내 공간에 에어로졸처럼 퍼져 나갔을 것이며 (신도들이) 전국 어딘가에 가서 씨앗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금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여태까지 접촉자를 추적해 이들을 방지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처럼 환자가 많은 상황에선 추적이 아닌 피해를 최소화하는 '2차 완화(mitigation)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대부분이 '경증 환자'라며 경증 환자는 보건소에서 투약 후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진행하고 상급 종합병원이나 국공립 의료시설은 '중증 환자'를 위한 시설로 마련해 사망자를 줄여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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