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경북 청도 대남병원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21일 기준 모두 16명으로 증가했고 의료진 감염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이단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61세 한국인 여성)가 지난달 청도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역학적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질병관리본부는 31번 환자가 확진된 지 사흘이 지났음에도 대남병원 방문 여부 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1일 "31번 확진자의 청도 동선은 계속 조사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31번 확진자가 대남병원을 방문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질본은 31번 환자의 확진 당일 역학조사관을 파견했고, 현재는 지자체와 협력해 대구의 즉각대응팀과 청도의 즉각대응팀 2개 팀을 운영 중이다.
질본 정은경 본부장이 전날 "현재까지 확인된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한 49명과 관련해 신천지대구교회 사례와 청도대남병원 사례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했지만, 투입된 인력과 시간에 비할 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이다.
통상 역학조사는 확진자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분석, 카드사용 내역 및 GPS 추적 조사 등으로 이뤄지며, 현재 31번 환자의 GPS 분석 결과 청도 방문 이력이 확인됐다.
하지만 21일 오전까지도 보건당국이 핵심 규명 과제로 꼽고 있는 대남병원 방문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31번 환자와의 면담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역학조사의 기본 틀이 진술이기 때문에 확진자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할 경우 조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국 GPS로 동선을 추정한 뒤, 폐쇄회로(CC)TV를 일일이 돌려보는 식으로 역학조사가 이뤄진다면 조사 자체가 더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31번 환자가 신천지 교주 이만희의 친형 장례식장에 다녀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청도 대남병원 건물 내 장례식장에서 해당 장례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질본은 이 부분에 대한 역학조사도 진행하고 있는데,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구 신천지 집단 감염의 유력한 경로도 파악될 수도 있다. 정은경 본부장이 "31번 환자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을 무게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즉 31번 환자의 청도 방문 여부가 대남병원 폐쇄병동의 집단 감염 및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을 풀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구와 청도에 이미 수십명의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가 발견되고 추가 확진 우려도 큰 상황이므로 즉각대응팀의 여력이 현장 통제에 집중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는 것 만큼이나 추가적인 확산을 막는 일과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