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사진=연합뉴스)
"의미 있는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K리그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31)의 새 행선지가 정해졌다. 아직 구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무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다. 기성용도 K리그 복귀 무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기성용은 21일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라면서 "구단은 아직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갈 때보다 더 설레는 것 같다. 20대 초반의 나이는 아니지만, 도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나에게는 의미 있는 도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K리그 복귀는 무산됐지만, 기성용의 선택지는 다양했다. 아직 서른하나의 나이이기에 오퍼도 꽤 많았다. 기성용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기성용은 "고민을 많이 했다. 더 일찍 결정할 수 있었는데 가족도 있고, 당연히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했다"면서 "스페인은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했고, 돈보다는 도전이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편하게 축구하는 것은 프로로서 은퇴하는 날까지 없을 것 같다"면서 "K리그에 갈 수 없어 많이 힘들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앞길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좋은 리그에서 뛸 수 있게 돼 감사하다. 경기에 뛴 지 오래 된 탓에 감각을 찾아야 하는 숙제는 있지만, 그냥 그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행선지에 대해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 1부리그에 있는 팀"이라고만 설명했다. 스페인 매체에 따르면 마요르카가 유력한 행선지다. 마요르카는 24라운드까지 6승3무15패 승점 21점으로 강등권인 18위에 머물고 있다.
일단 몸 만들기가 우선이다. 2019-2020시즌 뉴캐슬에서 프리미어리그 3경기 출전에 그친 탓이다.
기성용은 "5월까지 13경기 정도 남았다. 최대한 많이 뛸 수 있도록 빨리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이라면서 "바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팀 훈련을 거의 못 해서 최대한 팀 훈련을 통해 몸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리메라리가는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와 함께 유럽 4대 리그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세계적인 스타들이 뛰고 있다. 기성용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기성용은 "워낙 좋아했던 리그다. 좋아하는 팀도 많다. 유명한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경험이다. 은퇴 후 축구 관련 일을 할 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프리메라리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짧게 계약해도 크게 불만은 없다. 그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스페인이 아니었으면 다시 유럽에서 안 뛰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주위에서 고생을 많이 했으니 편하게 살라고 했다. 나도 편하게 살고 싶고, 한국에 올 때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기회가 오니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서 "실패하거나 성공하는 것은 나중 이야기다. 도전하고, 세계 최고의 무대의 분위기 등을 익히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