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지난 19일 오후 '타다'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타다가 재판을 통해 '일단 면죄부'를 쥐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 등 불안 요소가 잠들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법 개정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박상구 부장판사)은 지난 19일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쏘카 이재웅 대표와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 양벌규정에 따라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쏘카·VCNC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타다가 운전자를 알선해주는 임대차 계약을 통한 렌터카 서비스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타다와 택시업계 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재판 직후 박 대표는 "우리 사회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반면,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고성을 지르며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타다가 받아낸 '면죄부'는 유효기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관련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해 7월 '플랫폼 운송사업자' 등 3가지 유형을 비롯한 플랫폼 사업제도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했다. 타다 등 모빌리티서비스산업을 운송업이나 대여업이 아닌, '가맹업'상의 '플랫폼 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밀어 넣어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의 여객자동차법 개정안도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다른 민생 관련 법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총선을 겨우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이처럼 갈등이 첨예하게 빚어지고 있는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 법제사위 관계자는 "판결 취지를 고려해 법안을 일부 수정해 여야가 논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총선 전 처리 여부는 사실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타다'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모빌리티서비스업계의 불분명한 법적 지위를 정의해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합법‧불법 여부를 떠나, 논란과 갈등이 재현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1심 판결이 내려졌다고 현재 진행 중인 문제가 해소된 것이 아니다"라며 "개별 업체의 상황에 따라서만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택시업계는 아예 오는 25일 총파업과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전국택시노조연맹 등 4개 택시 단체가 결성한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3~5만여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도 국회와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설득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모빌리티서비스업체와 택시업계 간 또 다른 유형의 갈등이 빚어질 수 있어 끝까지 법 통과를 밀어붙이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