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연합뉴스)
한국 실업률이 올해부터 자연실업률을 웃돌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실업률 갭률'은 0.03%로 201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올라섰다.
실업률 갭률이란 실제 실업률과 그 나라의 생산능력이 온전히 쓰일 때 나타나는 불가피한 실업률인 자연실업률의 차이를 말한다. 이 지표가 양수라는 것은 실업률이 정상적인 상황 이상으로 올라 자연실업률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실업률 갭률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줄곧 마이너스(-)였다.
실업률이 2014년(3.5%)에서 2018∼2019년(3.8%)까지 올랐음에도 여전히 자연실업률을 밑돌았던 셈인데, 이는 고용문제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경제구조의 변화로 자연실업률 수준 자체가 올라간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균형실업률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과도한 임금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실업률이 2011∼2014년 3.4%에서 2015∼2017년 3.6%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말 '실업자의 이질성 분석-구직기간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2014년 이후 경제 구조가 변하면서 장기 실업자가 계속 늘어났다고 풀이했다. 저출산·고령화에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취업을 위해 더 많은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방식으로 사회가 변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실업률인 자연실업률이 올라간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노동시장 등 우리 경제의 구조가 바뀌어 2017년을 기점으로 자연실업률 자체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둔화에 올해부터는 자연실업률보다도 더 많은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가피한 실업 이상으로 더 많은 실업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올해 한국의 실제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의 격차를 보여주는 'GDP 갭률'은 -2.28%로 추산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4.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이란 노동과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기를 과열시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세를 말한다. 경제 활력 저하에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잠재성장률에 준하는 성장세도 이루기 어려워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