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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염 막을 '핵심자료'인데"…신천지 믿을 수 있나

보건/의료

    "지역감염 막을 '핵심자료'인데"…신천지 믿을 수 있나

    지역감염 막을 핵심자료인 '전국 신천지 신도명단'
    대구 간 신도가 전국 흩어지며 지역 전파 일어나
    경기, 경북, 울산, 광주에서 신천지發 감염 발생
    신천지 "명단 제출하겠다"지만 믿을 수 있나
    전문가 "추수꾼 숨길 것","수료생 7만 명도 빠져"
    경기도청 "폐기 가능성 있다"…명단 강제확보

    (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에 있는 '이단 신천지'가 정부의 전수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전국 신도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신천지 집회를 중심으로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고 또 이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져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만큼 전국 신도 명단은 정부의 방역 업무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됐다.

    다만 그동안 신천지가 자신들이 보유한 시설 등을 은폐해 정부 조사에 혼란을 줬고 또 보건당국의 역학 조사에 응하지 말라고 내부 지침을 내린 바 있어 신천지의 자료 제출을 믿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청은 신천지가 자료를 지우거나 폐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천지 과천본부에 강제 진입해 경기도 신천지 명단을 확보했다.

    ◇ 정부 "신천지 제출하기로 합의"… 전문가 "순진하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신천지는 전국 신도 명단을 정부에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국무총리비서실이 직접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체 신도명단 제공 ▲보건당국 검사에 적극 협조 ▲교육생의 검진 유도 등의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감염자가 쏟아진 대구 신천지를 방문한 신도 등 고위험군 명단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검역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대구 신천지 집회에 참석했던 신도 다수가 각자 지역으로 흩어지면서 현재 경기, 경북, 울산광역시, 광주광역시에서 신천지 발(發) 지역 전파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신천지 전도집회. 이만희 교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결국 대구 집회에서 흩어진 신도를 찾고 또 대구 집회 참석자와 만난 다른 지역 신도를 파악하는 것이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한 핵심 검역 업무가 된 것이다.

    문제는 신천지 측의 자료 제출을 믿을 수 있냐는 것이다.

    신천지 전문가들의 입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밝히는 전체 신도 숫자조차 매번 다르다고 설명한다.

    안산 이단상담소 진용식 소장은 "신천지는 그동안 신도가 30만 명이라고 밝혀왔지만 또 24만 명으로 말하고 있다"며 "기성 교회에 침투한 추수꾼 등의 명단을 밝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수꾼은 교회에 들어가 신천지로 포섭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단 전문 언론인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도 "신천지가 순순히 명단을 다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순수한 생각"이라며 "신도 중 자신이 신천지 소속이라고 밝혀지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상당할 것이며 이를 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천지는 지난 23일 자신들의 신도가 모두 24만여명이라고 주장했으며, 7만여명이 센터 교육을 마치고 수료를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수료생은 이번 명단 제출 대상에서 빠졌고 '검진 유도' 수준으로 그쳤다.

    그동안 신천지가 보여준 행동도 의심을 떨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이다.

    지난 22일, 신천지는 '신천지예수교회 전국 교회 및 부속기관 주소지 현황'이란 공지를 통해 전국 1100개 관련 시설에 방역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신천지가 정기총회에서 발표한 부동산은 1529곳(성전 72곳, 선교센터 306곳, 사무실 103곳, 기타 1048곳)에 달했다. 앞서 신천지가 경기도에 제출한 경기도 내 시설 자료 역시 도청이 파악한 것과 차이가 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오후 ‘긴급 강제역학조사’ 가 진행 중인 경기도 과천 이단 신천지 과천본부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 직접 나선 경기도…이재명 "명단 확보 때까지 철수말라"

    경기도청은 신천지가 자료를 지우거나 폐기할 수 있다며 전날 오전 10시 30분, 직접 경기도 신천지 명단 확보에 나섰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접 신천지 과천본부로 가 현장을 지휘했다.

    이재명 지사는 신천지 과천본부 집회 참석자 1만 명의 명단을 확보하기 전까지 철수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렸다.

    결국 경기도청은 공무원 40여 명을 투입해 신천지 과천본부에 있던 컴퓨터 50여 대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경기도 내 신천지 신도 3만 3582명을 확인했다.

    경기도청의 이러한 강경 대응은 신천지의 자료 제출을 믿을 수도, 기다릴 여유도 없고 또 신천지가 경기도 과천에서도 대규모 집회(9930명 참석)를 한 만큼 지역사회 전파를 조기에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나왔다.

    실제로 신천지 과천 집회에 참석한 신도 2명(서울, 경기 안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조믿음 대표는 "신천지는 관리가 매우 철저한 집단"이라며 "이러한 집단 특성상 제출하겠다면 금방이라도 제출할 수 있지만 경기도에도 계속 지연 제출한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일단 신천지로부터 자료를 받는 대로 전국 신도 모두에 대해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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