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부진을 감안해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0.2% 포인트 낮춘 2.1%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마친 뒤 이런 내용의 올해 수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감소하고 내수가 크게 위축되면서 올해 경제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둔화로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한 상태다. 올해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외국기관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1%에서 1.9%로 내렸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기존 2.1%에서 1.6%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최소 0.8%포인트, 최대 1.7%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전망이 2.1%였으니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0.4∼1.3%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실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1일 평균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 중국 수출은 3.7%나 감소했다.
이번 사태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어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IMF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추정치를 5.6%로 하향했다. 지난달 전망한 6.0%보다 0.4%포인트 낮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최대 0.22% 포인트 낮아진다.
또 내수 위축으로 소매업, 운송업, 음식점업 등이 타격을 받고 있고 제조업의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피해규모는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악화됐다.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 전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였다.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메르스가 퍼진 2015년 6월 때 만큼 떨어졌다.
앞서 한은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