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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신현빈 "다들 살아있는 느낌이어서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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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푸라기' 신현빈 "다들 살아있는 느낌이어서 좋았죠"

    [노컷 인터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미란 역 신현빈 ①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미란 역 배우 신현빈을 만났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사기당한 피해자인데도 거액의 빚을 졌다는 이유로 남편 재훈(김준한 분)에게 시시때때로 모욕을 당하고, 좀 더 빨리 빚을 갚기 위해 여성 종업원이 나오는 술집에서 일하는 주부. 우연히 만난 조선족 청년 진태(정가람 분)의 도발에 미묘한 사이가 되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자신을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인 연희(전도연 분)에게 의존하기도 한다.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에서 신현빈이 연기한 미란은 이렇게 여러 가지 모습을 가졌고, 또 여러 사람과 엮이는 인물이다. 초조함, 불안함, 죄책감, 살기, 허탈함, 고마움, 두근거림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고, 아무리 '연기'지만 만만치 않았을 어려운 장면도 맞닥뜨려야 했다.

    개봉 이틀 전인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신현빈을 만났다. 신현빈은 언론 시사회 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처음 보았는데 재미있었다며 "시나리오에서 느꼈던 게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되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도 모두 '살아있는 느낌'이라는 게 그가 꼽은 이 영화의 매력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코로나19 여파로 원래 12일 개봉이었다가 일주일 미뤄졌다. 19일로 개봉이 확정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음, 어떻게들 봐주실까 제일 궁금한 것 같다. 개봉이 연기되었지만, 사실 영화를 떠나서도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운 상황이었으니까 걱정도 많았다. 개봉 시기가 늦춰졌지만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지 않을까.

    ▶ 언론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본 것으로 안다. 어떻게 보았나.

    저는 재밌게 봤다. 인물들이 다들 살아있는 느낌이어서 되게 좋았고, 시나리오에서 느꼈던 느낌들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인물이 굉장히 많다면 많은 영화다. 많은 인물이 계속 등장하다 보니까 너무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반대로 특정 인물이 계속 나오니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인물들이 각자 다 잘 나타나 있어서 좋았다. 전도연 선배가 되게 재미있게 보셨다고 해서 서로 너무 다행이라고 했다. (웃음) 아무래도 (영화) 보기 전까지는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궁금하기도 하고. 끝나고 나서 기자간담회 해 보니 기자분들도 잘 봐주신 것 같고, 관객분들도 좋은 얘기 많이 해 주셔서 좋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개봉이 미뤄져 지난 19일 개봉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배우들이 하나같이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고 했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첫 느낌은.

    뭐랄까 굉장히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고, 아주 평면적인 얘기만은 아닌데 그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할까. 되게 명료하게 느껴졌고, 몰입해서 되게 빨리 볼 수 있었다. 보면서 마음이 따라가더라. (시나리오를) 받고 거의 바로 딱 봤던 것 같다. 기존에 많이 봐온 느낌의 시나리오가 아니고, 독특한 구조나 다양한 캐릭터가 나와 쌓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영화 봐주신 분들도 뭔가 예측한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재밌게 보신 것 같다. 안심할 만하면 '아니, 이렇게 된다고?' 하는 걸 자꾸 보여주다 보니까… 그런 게 배우들에게도 크게 다가온 것 같다.

    ▶ 미란은 사기를 당해 순식간에 빚을 지게 돼 가정이 파탄 난 주부다. 미란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나.

    지금 남편 앞에서의 모습이나 성격이 진짜 미란이었을까? 남편과의 관계도 처음부터 그랬을까? 감독님하고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남편이 그런 사람인 줄 알고 결혼하진 않았을 거고, 사기당해서 돈 문제가 생기니 남편 앞에서 작아졌을 거다. 상황이 만들어낸 모습이 있다는 거다. 그런(빚 때문에 고생하는) 삶을 사는 게 특수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일상에 드러나지 않을 뿐 되게 많이 있지 않나. 캐릭터를 보면서 되게 마음이 많이 가더라. 안쓰럽고. 과연 이 사람이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단순하게 남편이랑 정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헤어나올 수 없으니까, 해선 안 되지만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 것 같다. 그조차 다른 방법이 있긴 했을까 생각이 들고.

    ▶ 미란은 왜 큰 빚을 지게 된 건가.

    영화에서 뉴스 나올 때 살짝 언급된다. 사실 이유가 무엇이어도 설명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 어떤 잘못을 했더라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니, 그 부분(사기 이유)이 드러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 미란은 자신이 일하는 술집에서 우연히 진태를 만나고 두 사람은 빠르게 가까워진다. 진태에 대한 미란의 감정선 변화는 어땠다고 보는지.

    처음에는 사실 기계적으로 대하다가 어느 순간 흔들리게 되고, (미란을) 뭔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다가 그 상황이 좌절되면서 미란의 모습이 드러난다. 원래 미란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본능적으로 상황에 맞춰 대처하며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줬지만, 거리낄 것이 없을 땐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영화 속) 캐릭터가 다 절박한 상황이 있고 돈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어떻게 사람이 짐승으로 변해가는지 잘 보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래도 정가람 배우랑 그전에도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 작업을 해서,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신현빈은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역을 연기했다. (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미란의 삶도 우여곡절의 연속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는 연희를 비롯해 존재감이 뚜렷한 캐릭터가 여럿 나온다. 혹시 본인 캐릭터가 묻힐까 봐 걱정되진 않았나.

    오히려 어떻게 하면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다. 실제로 김준한 배우도 시사회 끝나고 나서 자기 (연기) 어땠냐고 하는 거였다. 튀지 않느냐며. 제가 꼭 돋보이고 이런 것보다, 전체에서 잘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감독님이 그 역할을 되게 잘해주셨다. 누구한테 치우쳐졌거나, 누구는 소외된다거나, 그런 것 없이 전체적인 인물이 (영화 안에서) 다 보여서 그게 되게 재미있더라. 지배인으로 나오는 허동원 선배도 그렇고 다들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연기'를 한 게, 배우 입장에서도 되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물 하나하나에 마음이 가는 게 아닐까.

    ▶ 마음에 드는 장면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인물마다 그런 장면이 있는데, 인상 깊은 장면은… 돈 앞에서 각자 얼굴이 변하는 순간이 제일 재미있고 흥미롭지 않나 싶다. 중만(배성우 분)도 순간 눈이 흔들리고, 미란이도 갑자기 눈빛이 많이 달라지고…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 딱 보이는 순간? 그럴 때 저는 집중하게 되고 캐릭터를 따라가게 되더라.

    ▶ 결말은 어떻게 생각하나. 만족하나.

    영선(진경 분)이 과연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다. 집으로 가서 문제를 해결하고 남편이랑 편안한 삶을 살았을지 모르는 거니까. 순자(윤여정 분)가 해온 얘기가 거짓말 같기도 하고, 정신없는 분이 오락가락 뱉어내는 얘기 같기도 한데 또 저 며느리가 (순자의 말대로) 정말 그러진 않을까? 하고 (사실관계가) 모호하다 보니까 뒷이야기는 되게 열려있는 것 같다. 교훈을 주는 스타일의 영화가 아니니까,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니었을까. 당신이라면 과연 어떻게 할래요? 하고.

    ▶ 극중에서처럼 큰돈이 든 가방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저는 모른 척하고 싶다고 했다. (웃음) 엮이고 싶지 않고. 신고하는 것조차도 싫은! 그냥 모르는 척하고 싶달까? 10억 정도 되는 현금이 (가방에) 있다는 건, 정상적인 돈이라고 절대 생각이 안 들 것 같다. 그냥 회피하고 싶다. 신고하면 후환이 무섭고. 그래서 저는 모른 척하겠다고 계속 얘기했다. <계속>

    배우 신현빈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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