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7일 춘추관에서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요청 관련 청와대 공식 입장을 브리핑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코로나19 확산 대응과 관련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통계를 잘못 해석하는 황당한 실수를 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최근에 입국하는 중국인 숫자 자체가 많지 않다"면서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 요구는 실효성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그 증거로 "중국 후베이(湖北)성 외의 지역에서 입국한 중국인은 26일 1천404명, 25일에는 1천824명인 반면, 중국에 입국하는 한국인 숫자는 2월 들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청와대가 제시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입국하는 한국인 숫자는 25일 3천 337명, 26일에는 3천 697명이었다. 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중국인보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법무부 통계를 잘못해석한 오인으로 드러났다. 법무부가 같은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25일의 3천337명, 26일의 3천697명이라는 수치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출국한 중국인의 숫자였기 때문이다.
(자료=연합뉴스)
강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인보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상황'이라는 내용을 '출국하는 우리 국민 수는 늘어나고 중국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수는 줄어들고 있다'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27일 입국한 중국인은 1천93명, 중국으로 출국한 한국 국민은 1천406명"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설명대로 중국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숫자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통계자료를 오인하면서 틀린 정보가 나간 것이다.
이같은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면서 정부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하지 않은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떠나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또 나아가 코로나19 대응이 부실하다는 야당의 공세에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