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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미성년자는 부모 통해 조사"…정부의 이상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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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 미성년자는 부모 통해 조사"…정부의 이상한 조사

    "미성년자는 본인 아닌 신도인 부모 통해 조사"
    아이가 신도면 부모도 신도? 정부의 이상한 조사
    신천지피해자가족 "부모 몰래 다니는 미성년자 많아"

    25일 경기도 과천시 모 쇼핑센터 4층에 있는 이단 신천지 부속기관의 모습. 경기도는 이단 신천지 부속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그동안 청소년 감염병 환자도 본인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정부가 유독 이단 신천지 미성년자만은 "본인이 아닌 신도인 부모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성년자 신도 명단은 지자체에 넘기지 않았다.

    하지만 신천지 내에는 부모 몰래 활동하는 미성년자 신도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조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이러한 판단을 내린 데는 신천지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권순욱 부본부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충분히 감당된다고 판단되면 본인의 동의 등을 통해 조사할 수 있다"며 "과거 역학조사, 심지어 다른 감염병 역학조사에서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뤄진 선례들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신천지 신도 내 미성년자는 부모를 통해서 확인하도록 했다"며 이들의 명단은 각 지자체에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신천지 신도 중 미성년자의 증상 유무는 보호자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가 신천지 미성년자 신도 명단을 지자체에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방역 상의 필요'가 아니라 '신천지 측의 요구'에 응했다는 점이다.

    폐쇄된 신천지 집회당. (사진=고상현 기자)

     

    앞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천지 측이 '부모인 신도가 자녀를 그냥 등록한 경우가 있어 해당 미성년자 신도가 실제 신도인지, 아닌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며 "이에 정부도 신도가 아닌 미성년자에게 전수조사를 했을 경우 아이들이 (부모가 신도라는 점을 알게 돼) 충격을 받을 수 있어 미성년자에겐 직접 조사하지 않고 신도인 부모를 통해 조사하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즉, 미성년자 신도 명단이 불분명하다는 신천지의 설명을 받아들여 미성년자 신도에겐 증상을 직접 물어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부모 몰래 활동하는 신천지 미성년자 신도는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 것인 구체적 입장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전국 신천지 피해자 연대 관계자는 "피해 부모들이 신천지 위장센터 앞에서 시위할 당시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상당수였다"며 "공부방으로 위장한 센터에서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방역상의 헛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보다 신천지 신도의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이라는 신천지 측의 요구에 정부가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러한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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