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여파를 가장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이 이단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코로나 검사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당국은 감염 위험성이 높은 신천지 신도나 중국 방문객 등을 우선적으로 검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가 무증상 감염 사례도 보고된 상황이라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대구에 살고 있는 A씨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 "최근 선별진료소의 VIP는 신천지 같다"는 글을 올렸다.
A씨의 사연은 이렇다. 이틀 연속 미열과 기침 증세를 보인 A씨는 1339의 안내에 따라 일반병원을 찾아갔지만 두 차례나 거부당했다. 수소문 끝에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A씨는 1339에 다시 전화를 걸었고, '달서보건소'를 방문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달서보건소에서 A씨가 받은 질문은 '신천지 신도이시냐'였다. A씨가 '아니다'고 답하자, 보건소 측은 '신천지 신도들을 일순위로 전수검사해야 해서 예약이 꽉 차 있다'며 다른 선별진료소를 가라고 안내했다.
A씨는 "차라리 신천지 신도라고 하면 검사를 잘 받는 상황"이라며 "지금 확진자 중 신천지 신도가 많은 이유도 이들을 일순위로 조사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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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살 대구시민 B씨도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비슷한 사연의 글을 올렸다.
기침과 미열 등 증상을 보인 B씨는 남구보건소에 2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검진을 거부당했다고 한다. B씨는 고열증세를 보이다 쓰러져 실려 간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다.
B씨는 "보건소에서 알려준 매뉴얼대로 5일을 행동하다가 이 지경이 됐다"며 "지금 대구의 모든 진료소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를 해주고 일반 2차 감염의심 환자들은 집에서 자가격리를 권고한다"고 억울해했다.
B씨는 이어 "선별진료소에 가도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본인 부담으로 17만 5000원을 부담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고 양성이 나오면 환불을 해준다"며 "돈 없는 노인들은 진료비를 내라는 말에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고 덧붙였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대구에서는 신천지거나 밀접접촉자가 아니면 자가격리를 하라고 한다"며 "자부담이라도 검사를 하고 싶은데, 그마저도 대기가 며칠이나 걸릴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보건당국은 의료진의 판단과 우선순위에 따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8일 오전 9시 기준 확진자 2022명 중 41.5%가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위를 170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으로 좁히면 비율은 더 올라간다.
보건당국은 비용에 대해서도 의사소견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자는 결과를 불문하고 검사비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본인부담으로 검사를 진행한 뒤 양성판정을 받는 경우에는 검사비를 환불처리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