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2층에서 브리핑을 열고 도내 신천지 3만 3582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 여부 전수조사 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에 주소를 둔 신천지 신도 중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 넘게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개최한 '신천지 신도 명단 전수조사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에서 던진 말이다.
◇ 대구신천지 사례 비춰보면 확진자 최대 600명도 가능 이 지사는 그렇다면 '확진자 600명'이라는 전망을 어떻게 산출했을까?
경기도는 이날 "도내 신천지 신도 3만3809명에 대해 긴급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유증상자는 740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먼저 이들 코로나19 유증상자 740명을 대구 신천지 사례와 비교했다.
'이단' 대구 신천지는 2월 9일과 16일 두차례 집회를 가졌다. 그리고 이 집회를 매개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민복기 대구시 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지난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구 신천지 신도 유증상자 1193명 중 확진자는 총 몇명으로 집계됐느냐'는 질문에 "80%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확진율 80%를 경기도 신천지 신자 유증상자 740명에 반영하면 확진자는 약 600명으로 계산된다.
◇ 경기도 내부에서는 10% 전후에 무게하지만, 교주 이만희의 친형 장례식 등이 열렸던 대구 신천지의 사례를 기계적으로 경기도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이 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구 신천지의 절반인 40%만 확진된다고 가정하더라도 300명에 달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또 "일반적으로 유증상자의 10%정도가 확진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도 내부에서는 유증상자 가운데서 10% 전후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2월 16일 신천지 과천본부 집회의 후폭풍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집회에 참석한 경기도 신자는 4890명에 달한다. 서울 신자도 4876명이 참석했다.
특히 신천지의 집회방식이 신도들이 바닥에 조밀하게 모여 바닥에 양반다리나 무릎을 꿇고 앉아 진행되는 형태여서 집회 과정에서의 감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2월 16일 집회 참석자 가운데서 경기도에서만 이미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때문에 이 집회를 매개로 많은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확진자 600명' 발언은 그만큼 상황 엄중하다는 의미
지금으로선 "경기도에 주소를 둔 신천지 신도 중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 넘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의 현실화 가능성을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발언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이 지사가 지금 경기도가 처한 상황을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지사는 평소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 두고 미리 대처해야 한다.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또 "코로나19에 대해 추적관리가 불가능한 단계에 접어든 만큼 지금부터는 '실제로 과잉대응이다'라고 생각될 만큼 대규모 확진환자 발생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결국 '확진자 600명'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대한 그의 절박함이 강하게 묻어난 숫자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