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논의를 위해 여야 정당대표를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사진=연합뉴스)
국회와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간 28일 회동 이후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미래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요구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인 입국 금지, 보건복지부 장관 경질 등을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회동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각 당 대변인들의 브리핑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 黃 "중국인 입국 금지 확대" vs 文 "지금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중국 입국 확대를 놓고는 평행선을 달렸다.
황: 지금이라도 감염원 근본 차단을 위한 중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강력히 요청한다.
문: 초기라면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그 조치가 실효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2월 4일 이후로 특별 심사 절차를 밟게 된 이후에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따라서 중국으로부터 감염에 대한 그런 문제들이 상당부분 불식된 것 아닌가. 우리가 오히려 다른 나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이 입국 금지를 당하는데 빌미를 줄 수 있지 않겠는가.
황: 그래서 초기부터 감염원 근본차단을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입국금지를 강력히 요청했던 것이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 한창일 때 총리가 됐는데 그때 보니까 초기에 감염원 차단의 구멍을 막는 게 참 중요하더라. 그러니까 차단과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야 이 문제가 보다 신속하게 풀릴 수 있다.
이에 대해 민생당 유성엽 대표는 "중국인 입국금지가 국민감정을 생각하면 시원하게 느낄 수 있지만 전면 입국금지는 무리해 보인다"고 했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4일 입국자 이후 중국인 입국자 중 확진 환자 발생이 전무하다. 입국 금지는 이미 철저히 관리되고 있어 전면 확대는 실효성 없다"고 말했다.
◇ 黃 "코로나 사과·장관 경질" 요구…文 "책임 묻기 보단 상황 검토가 중요"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코로나 사태를 잡지 못한 데 대한 사과와 박는후 보전복지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경질 문제를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황: 우한 코로나 사태의 피해자인 우리 국민을 갑자기 가해자로 둔갑시켜서 책임을 씌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전세계 주요 국가가 우리 국민의 입국을 막고 또 심지어 부당한 격리 조치를 당하고 있는 데도 속수무책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즉각 경질하시라.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런 생각에서 그동안 참고 또 참았다. 그런데 이제 그 수준을 넘었다. 이 분들이야말로 계속되는 패전의 원인이다. 사태를 돌파할 전문가, 형 인재를 즉각 투입하시라. 청문 절차를 포함한 모든 인사 절차를 국회 차원에서 일거에 밟도록 하겠다. 비상시국에 맞는 책임형 장관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문: 지금까지 아쉬운 점, 책임 문제는 상황이 종료된 후 복기하면서 검토하자. 우선 과제는 대구 신천지 검사 결과가 안 좋게 나오는 것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
◇ 이해찬 "마스크 무상공급 검토"…文 "추가 검토"이 대표는 마스크 무상공급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고, 심 대표도 직접 산출해 본 마스크 비용을 제시하며 이 대표와 궤를 같이 했다. 다만 황 대표는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현장 상황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추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사재기 탓에 마스크 가격이 폭등했다. 계층에 상관없이 초기에 무상 공급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문: 지금 하루 마스크 500만장 공급을 국가가 운영하고 있는 게 있다. 하루 이틀 더 보면서 답이 안나오면 마스크를 더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로 검토해보겠다. 마스크가 부족하면 추가 특단 조치 취하겠다.
심: 한달에 마스크 비용을 산출해보니 생산비용은 총 3000억원이다. 재료비 원가가 900억원, 관리비 2100억원 정도다. 이를 시중에서 사면 몇배 늘어나는데, 정부가 3000억원을 들여 마스크를 100% 공적 통제 해야 한다.
황: 중앙에서는 마스크를 공급했다는데 현장에는 없어서 사람들이 분노한다.
◇ 신천지 관리 두고 심 "공권력 투입" vs 황 "정부 책임 전가는 안 돼"다수의 확진자가 속출한 이단 신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타났다. 심 대표는 진앙지에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공권력 투입을 주장한 반면 황 대표는 정부의 책임을 특정 종교단체에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심: 신천지에 책임공방을 하자는 게 아니다. 슈퍼 감염의 진앙지가 신천지로 밝혀졌는데 아직까지도 그 감염의 원인과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께서 직접 지시하셔서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해서 신천지 교단 운영 책임자들에 대한 강제 조사, 압수수색 이런 것들을 모든 가능한 공권력을 동원해서 신천지 교인의 감염 원인과 경로를 조속히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두셔야 한다.
이: 신천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경찰 관련 보도가 있었다. 신천지 내 감염의 근본적인 문제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황: 국내 확진자 수 폭증에 있어서 신천지라는 종교 단체의 문제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정부의 책임을 가리거나 정부에 대한 책임 전가 쪽으로 흘러선 안 된다. 아직까지 도대체 누가 어디서 누구로부터 어떻게 감염됐는지 그 내부의 감염경로조차 정부가 파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어떤 다른 곳으로 비상 대책을 요구하는 것을 다른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 기제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직 신천지 내 감염 양상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혹시 모를 대규모 감염 확인 시에는 정부와 여야가 함께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문: 아직 신천지 전체의 확진 양상에 대해 가늠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신천지에 대해 전수검사를 하고 있으므로 그런 검사 등을 통해 확산 추이를 한 번 살펴보자. 결과를 봐야 판단이 설 것이다. 청와대도 자료를 통해 신천지 대책에 철저를 기하겠다.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선적인 과제는 대구 신천지에 대한 검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는 것에 대해 초당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柳 "총선 연기 생각해 봐야" 제안에 文 "추이를 살펴봐야"
유 대표는 대통령에게 총선 연기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총선 연기에 대한 최종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이 우선 확진자 확산을 줄이자며 말을 아끼자 이 대표가 나서서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유: 신천지 감염자 문제가 언제쯤 잡히겠냐. 코로나19 문제가 소강상태가 된 듯하다 최근에 급격하게 숫자가 확대되고 있다. 총선이 한 달 보름쯤 남았다. 총선이 다가와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 문제도 풀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만일 3월 중순까지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계속 간다면 이에 대한 대비나 후보 계획을 정부가 마련해서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것 아닌가.
문: 현재 신천지에 대해 전수검사를 하고 있으니 추이를 보자. 날씨가 따뜻한 나라에서도 코로나가 발생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 3월 20일쯤 가봐야 판단이 설 것이다. 아직 총선 연기문제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그 전에 문제가 확산되는 걸 막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