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다가 퇴원 6일 만에 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25번 확진자에 대해 방역당국은 이 환자가 고령이기 때문에 면역이 저하돼 재감염됐거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하지 않았다가 증폭됐을 가능성을 감안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2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1946년생으로 상당히 연세가 많으셔서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코로나19가 재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연구원장은 "이런 사례가 우리나라만 있는 것은 아니고 중국에서도 10건 넘게 파악됐으며, 최근에 일본에서도 보고됐다"며 해외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면역이 워낙 떨어진 상태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에서 상당히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인 같으면 항체 등에 면역이 형성됨으로써 바이러스가 재침입했을 경우 방어가 가능할 수 있었을 텐데 그것이 어려웠거나, 바이러스 자체가 완전히 사멸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냐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경로를 통해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한 25번 환자에게 재침입했거나, 또는 완치 뒤에도 그의 몸 속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하지는 않았다가 다시금 활성화됐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에 대해 중앙임상위원회 자문을 통해서 임상적으로 이를 '재발'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와,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어떤 공통점이나 참고할 만한 점이 있는지 사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권 연구원장은 "면역 형성의 부진이나 부전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하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어떤 계기로 다시 증폭돼서 확진되는 재발 사례가 일부 알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다시금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27일 우리나라에서 6명의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해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를 전 세계 16개국 103명의 환자로부터 분리한 유전자 염기서열과 99.9% 이상에서 100%까지 거의 일치한다고 발표했었다.
따라서 이는 곧 해외에서 완치 후 재발 사례가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한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면서도 권 연구원장은 "어찌 보면 이는 전체적인 상황에서는 대부분이라기보다는 극단치에 해당하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보건학적 측면에서 대책을 수립하고 진행할 때 어떻게 판단해야 될지도 면밀히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세계보건기구(WHO)등 세계 방역기관들의 판단 등을 근거로, 14일의 최대 잠복기나 자가격리 기간에 변화를 줄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