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교회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일예배를 온라인예배와 가정예배로 대체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해마다 3.1절에 맞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 온 기독교계는 코로나 사태로 올해는 차분하게 3.1절을 보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로 예배 모임은 축소되고 있지만, 기독교계 내에선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전교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부활절을 준비하는 기간인 사순절 기간 동안 매일 특정한 시간을 정해 기도하기로 정한 교회가 늘고 있다. 기독교는 부활절을 기준으로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사순절로 정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경건의 시간으로 삼는다. 올해 사순절은 지난 2월 26일부터 부활절 전날인 4월 11일까지이다.
경기도 일산 거룩한빛광성교회는 사순절 기간 동안 매일 밤 9시에 인터넷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특별가정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목회자와 함께 성경말씀을 나누고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방식이다. 곽승현 담임목사는 첫날 설교에서 “코로나19 확산 소식은 우리를 두렵게 하지만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신뢰로 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나자”고 당부했다.
교단 차원에서 기도 운동을 제안한 곳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는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사회 안전 회복을 위해 매일 정오 전에 모든 성도가 함께 기도할 것을 권고했다. 사순절 기간동안 절제와 경건에 힘쓰면서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제안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사순절을 맞아 윤보환 회장과 이홍정 총무를 비롯해 9개 회원 교단장 이름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사순절을 시작하며’란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교회협의회는 담화문에서 “코로나19의 위기 상황 속에서 맞이한 사순절에,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일상의 삶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와 경건을 훈련하고 회복하므로 신앙의 유익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예배당에 모이지는 않더라도 온라인 매체들을 최대한 활용해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다양한 묵상 자료나 기도문을 통해 각자 신앙을 성찰하고 나누자고 당부한 것이다.
교회협의회는 “어느 것도 그 누구도 더 이상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두려움은 하나님게서 우리에게 자신과 공동체를 지키라고 주신 선물이지 결코 우리의 신앙의 나약함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교회협은 이어 “두려움이 우리 안의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고 이웃을 향한 혐오와 차별로 표현되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고통받는 이들을 배척의 눈이 아닌 상호 돌봄의 눈으로 바라보며 함께 어려움을 나누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