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서울 강남잡기로 시작된 12.16 대책의 풍선효과가 수용성(수원·용산·성남)에 이어 이번엔 인천과 대전, 세종까지 번지고 있다.
가격이 오르는 지역을 예의주시한 뒤 규제 정책을 내놓는 이른바 '두더지잡기'식 정책의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4째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P 오른 0.7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년 통계자료가 작성된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2.16 대책과 2.20 대책의 규제망을 두 차례 연속 피해가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대전의 경우 지난해부터 상승세가 이어져오면서 12.16 대책에 규제 대상 지역으로 포함될 거란 예상이 많았는데 빗나갔다"며 "현재까지 그 영향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대전에서 매수하려는 이들은 대전이 규제대상에 포함될 지 여부를 가장 염려하고 있다"며 "부산이나 대구처럼 급격하게 가격이 상승한 게 아니기 때문에 거품이라는 판단이 서지 않는 한 추가 규제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세종의 그래프 상승은 더욱 가파르다. 지난 한 해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세종은 올해 2월 말 1.52%의 가격 상승을 나타내며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가격이 오르면서 매수세도 함께 증가했다.
KB리브온의 월간 매매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월 세종 지역의 매매거래지수는 지난해 초부터 상승세를 그려오다 지난 1월 128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00을 넘을 경우 집을 사려는 매수자가 팔려는 매도자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이같은 매도자우위시장은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세종시 지역에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거래량 자체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 비규제지역에 교통호재 있는 인천도 상승중…미분양 분양물량까지 '완판'수도권에서는 인천의 가격 상승세가 거세다.
2.20 대책 이후 수원과 용인 등 경기도의 상승세가 주춤한 것과 달리, 인천의 풍선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2월 4째주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가격상승률이 0.17%에서 0.14% 줄어든 데 비해 인천은 0.30%에서 0.40%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규제 지역이 아닌데다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가 있어 서울의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인천 지역의 매입자거주지별 부동산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인천 아파트를 매입한 서울 거주자는 지난해 11월 748명에서 12월 993명, 지난 1월 1535명으로 크게 늘었다.
실제로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검단신도시의 경우 실수요자들과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원에 형성되는 등 완판 행렬을 이어가는 중이다.
인천 지역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수도권, 비규제지역, 대단지 조건이 집값 상승을 좌우한다는 뜻에서 '수비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최근 전매, 대출 제한이 덜한 규제 프리 지역 몸값이 더 뛸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2.20 대책 이후 비규제지역 내 풍선효과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