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교한 학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의 학교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인천 일부 학교에서 교장 환영식이나 연수를 위해 교직원 출근을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 "신임 교장 환영행사 때문에"…전 교직원 참석 지시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이하 전교조 인천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인천시내 학교 57곳이 이달 2~6일 중 일부 기간에 전체 교직원 출근을 지시했다.
이는 전교조 인천지부가 전체 조합원을 대상을 코로나19 관련 전체 교직원 출근 여부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를 보면 미추홀구 모 고등학교는 이날 신임 교장 환영행사를 열었으며, 교직원을 2개 조로 나눠 시간대별로 참석했다.
부평구 모 고교는 오는 5일 교직원 단체 연수와 식사 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같은 날 연수구의 한 중학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무실에 출근해 전체 교직원 회의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중구의 한 학교에서는 교직원 전체 출근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이를 유출한 교직원이 누구인지 색출 작업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 전교조 인천지부 "감염 위험 무릅쓰고 행사 열 필요 있었나"
전교조 인천지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모든 교직원이 출근해 신임 교장과 인사를 나눠야 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일부 출근을 강행한 학교들이 비상 연락망 구축, 학사 운영 안내, 평가계획 제출 등의 이유를 들었는데 지금 같은 시기에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27일 일선 학교에 필수 인력을 제외한 교원은 휴업일에 준해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를 쓰라는 내용의 공문을 배포했다. 가급적 교원들이 근무장소인 학교에 나가지 않는 방식으로 학교 운영을 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휴업 기간 중 학생들이 모이는 예비소집 등 행사도 가급적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초·중·고등학교 교감과 교장에게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따로 보내기도 했다.
특히 인천은 지난달 27일 미추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남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해당 학교를 폐쇄하고, 해당 교사와 접촉한 교직원 12명이 자가격리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 국면을 막기 위한 각 학교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같은 행태를 보인 학교가 나온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이 우려를 사는 이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강력히 권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