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육상연맹 예브게니 유르첸코 회장. (사진=연합뉴스)
"우리의 잘못을 인정합니다."
러시아육상연맹이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 테스트 결과 은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2015년 11월 러시아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 후 첫 공식 사과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한 사과라는 해석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3일(현지시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러시아육상연맹의 사과 서한을 받았다고 전했다. 2월 취임한 예브게니 유르첸코 회장이 '전 지도부가 부정 행위를 인정한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도핀 관련 허위 문서 작성'에 대한 잘못을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러시아 육상은 2015년 11월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 테스트 결과를 은폐한 혐의로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도 미국에서 3년 이상 거주한 다리아 클라시나(여자 멀리뛰기)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다. 이후 IAAF에서 개인 출전 자격 요건을 완화해 개인의 국제대회 출전은 가능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국가올림픽위원회 지위를 복권했다. 올림픽에서 러시아라는 국가로 출전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자격 출전만 가능했다.
IOC의 결정에도 IAAF는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지난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도 러시아 선수 29명은 중립국 신분으로 출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IAAF 윤리위원회에서 "러시아육상연맹이 징계를 피하려고 금지약물 복용 의혹 선수에 대한 관련 문서를 조작했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어 IAAF는 "러시아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중립국 신분으로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세계반도핑기구(WADA)도 12월 4년 동안 러시아의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자칫 중립국 신분으로도 출전이 어려워질 상황에 직면했다.
결국 러시아육상연맹이 백기를 들었다.
러시아육상연맹은 올해 1월 임원진을 교체했고, 2월 유르첸코 회장을 선임했다. 새 수뇌부는 현실을 직시했다. "IAAF의 징계를 해제하고, 도쿄 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로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존 주장을 철회하고, IAAF에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