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안방극장을 접수한 트로트의 열풍이 매섭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화제를 몰고 오는가 하면 4일 첫 방송된 '트롯신이 떴다'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5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첫 방송한 SBS '트롯신이 떴다'의 시청률은 1부 9.2%, 2부 14.9%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같은 시간대에 방송한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해 소위 대박을 쳤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안방극장의 대세로 자리한 '트로트'의 힘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베트남 출국 일주일 전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과 정용화, 붐이 모였다.
설운도는 트로트계 대부 남진을 보자 '오빠 부대'의 원조라고 말했고, 남진의 소녀 팬이었던 김연자가 산증인임을 입증했다.
남진은 "공연 끝나고 차가 가야 하는데 1시간 동안 못 갔다"라며 "그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대단했던 것 같다"라고 추억을 회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잠시, 장윤정이 "현지에서 트로트 반응이 없어서 풀이 꺾일까 봐 걱정이 된다"라며 불안감을 내비쳤고 김연자 역시 "우린 트로트 버스킹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잖아"라고 긴장한 내색을 보였다.
베트남에 도착한 트롯신들은 카페에 모여 공연 순서 회의를 시작했다. 오프닝을 모두 꺼려하자 가위바위보에 이긴 사람이 공연 순서를 정해주기로 했다.
주현미가 가위바위보 단판에서 승리했고,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공연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김연자는 "진짜 나이는 58년 개띠인데, 설운도의 진짜 나이가 나보다 어릴 것"이라며 때아닌 트로트 전설들의 나이 신경전이 시작됐다. 이에 서로 주민등록증을 꺼내는 등 철저한 확인 끝에 제일 맏형인 설운도가 오프닝을, 막내인 장윤정이 엔딩을 장식하기로 결정됐다.
오랜 경력을 가진 트롯신들은 호치민 시민들 앞에서 난생처음 트로트 버스킹을 하려니 긴장감에 떨리는 모습을 보였다.
제일 처음 무대에 오른 설운도는 '쌈바의 여인을' 불러 흥을 돋웠는데, 관객들은 생소한 무대에 '무반응'을 보였다. 설운도는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가 "쌈바"를 외치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선배가 애쓰는 모습에 장윤정과 주현미는 "눈물 나려고 한다"라며 울컥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김연자는 '10분 내로'를 열창하며 특유의 카리스마로 현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진성은 대표곡 '안동역에서'를 부르며 "밤이 깊은 호치민에서"라고 센스 있는 개사를 선보였다.
주현미 역시 대표곡 '짝사랑'을 불렀고, 그녀의 간드러지는 목소리에 관객들도 한껏 빠져들었다.
엔딩을 담당한 장윤정은 앞선 흥겨운 노래와 달리 느린 템포의 '초혼'을 선택했다. 반응이 없을까 봐 걱정도 많았지만, 관객들의 집중하는 모습과 선배들이 지켜보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묘한 감정에 휩싸여 장윤정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은 이날 20.2%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