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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3·1절 제안에 김정은 친서 화답…꽉막힌 남북 물꼬트나

대통령실

    문 대통령 3·1절 제안에 김정은 친서 화답…꽉막힌 남북 물꼬트나

    靑 "김 위원장, 코로나19와 싸우는 우리 국민 위로"
    김 위원장 "남녘 동포 소중한 건강 지켜지길 빌겠다, 조용히 응원하겠다"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 확인"
    문 대통령, 5일 바로 답신 형식의 친서 발송
    남북 보건협력 제안에 대한 北 구체적 반응 가능성
    김여정 부부장 원색적 비난 이후 친서 성격도 주목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친서를 주고 받으면서,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꽉 막힌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북측에 '보건 분야 공동협력'을 제안한 직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확인한다는 내용을 친서에 담은 만큼, 향후 북미 비핵화 대화를 비롯해 교착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시동이 걸릴 지도 관전 포인트다.

    ◇ 김정은 위원장 "코로나19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

    청와대는 5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먼저 친서를 보낸 것은 김 위원장으로 지난 4일 남북 채널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친서가 전달된 경로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고위급 대표 참가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 주요 사안이 논의된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간 핫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어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친서 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한국이 코로나19를)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며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 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확인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바로 다음날인 5일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 형식의 친서를 북측에 발송했다.

    ◇ 문 대통령의 남북보건 협력 제안에 대한 반응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 등 다소 친근감 있는 표현을 썼다는 점도 주목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까지만 해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양 정상의 의지가 확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공전하면서 남북관계도 이와 연동돼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김 위원장의 친서가 지난 1일 101주년 3·1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보건분야 남북 공동협력에 대한 북측의 구체적인 반응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며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시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1일)→북한 방사포 추정 발사체 도발, 청와대 긴급 관계부처 장관회의 중단 촉구(2일)→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명의 담화문(3일)→김 위원장 친서(4일)→문 대통령 답신 형식 친서(5일) 등 일련의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 내에서 실권을 행사하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 발표 다음날 대남 친서를 보냈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은 막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북한이 공식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밝히는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 심각한 방역 문제에 봉착해 문 대통령의 보건분야 공동협력 제안을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거의 매일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남북 보건분야 협력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가능성이 높아졌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 다만 나머지는 별도의 채널에서 따로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건협력 분야에 대한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대목으로 향후 남북 실무진간 관련 협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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