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에 안정적 투자처로 평가받던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리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에 큰 손실을 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리츠인 롯데리츠[330590]와 NH프라임리츠[338100] 주가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 각각 4천910원, 4천760원으로 올해 들어 20.29%, 21.84% 하락했다.
이 두 종목은 리츠 열풍을 타고 작년 10월과 12월 상장 첫날 상한가로 직행했으나 지금 주가는 공모가인 5천원도 밑도는 수준이다.
이리츠코크렙[088260]과 신한알파리츠[293940]도 각각 올해 들어 주가가 26.54%, 10.25% 떨어졌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사정은 비슷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27일 기준 글로벌리츠 재간접 펀드 18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7.56%에 그쳤다.
상품별로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MSCIUS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파생형)(합성 H)'(-33.32%), '한국투자KINDEX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파생형)(합성 H)'(-32.03%) 등은 수익률이 -30%를 밑돌았다.
아태리츠 재간접 펀드와 일본리츠 재간접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도 각각 -22.50%, -20.87%로 부진했다.
같은 기간 세계 증시 폭락으로 손실 폭을 키운 해외 주식형 펀드(-16.04%)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20.37%) 평균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가 전통적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오히려 더 큰 손실을 낸 것이다.
주로 상업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 수익과 자산 가치 상승으로 수익을 올리는 리츠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거진 경제 활동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안정적인 배당 수익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던 국내 리츠는 임
대 수익 악화 우려에 올해 들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로 관광 산업이 위축하면서 호텔과 리테일 리츠를 중심으로 임대수익이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리츠 중 숙박·리조트 부문이 가장 하락했다"며 "당분간 호텔에서 주로 열리는 국제 행사는 물론이고 가족 여행도 쉽지 않아 해당 자산의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리테일 부동산 중 식료품 매장과 약국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오프라인 매장은 당분간 상당한 침체기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은 올해 도쿄올림픽 수요에 대비해 최근 수년간 신규 호텔 공급이 쏟아진 상황에 올림픽 개최가 미뤄지면서 호텔 리츠 업황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위험 중수익 투자자산인 리츠는 일반적으로 경기사이
클 초·중·후반기까지 견고한 성과를 내지만, 경기 악화에 따른 임대 수익 훼손 우려가 커지는 경기 침체기에는 주가지수와 함께 하락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