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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임 對美협상국장 담화 발표 "건드리면 다친다"

통일/북한

    北 신임 對美협상국장 담화 발표 "건드리면 다친다"

    외무성내 '대미협상국장' 첫 담화, 신설조직으로 관측
    대화 의욕 접었다지만 역설적으로 대미 대화 압박 공세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정책 두뇌진들' 분리 대응
    "美 대통령이 꺼낸 대화 간판, 국무장관 망발로 훼손"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 계획사업들에 더 열의"
    "미국을 최대 압박하는 군사적 행동 지속도 시사"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30일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최근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극력 비난한 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미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대미협상국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망발을 들으며 다시금 대화 의욕을 더 확신성 있게 접었으며 미국이 오랜 기간 우리 인민에게 들씌운 고통을 그대로 공포와 불안으로 되돌려 갚아주기 위한 우리의 책임적인 계획 사업들에 더 큰 열의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돌기 시작한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힘과 책략이 미국에 더는 없는 듯 싶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고 경고했다.

    대미협상국장은 북한 관영매체에서 처음 언급된 직책이다. 기존 부서의 명칭 변경보다는 리선권 외무상 임명 이후 새로 신설된 직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임 국장이 대화 의욕을 접었다고는 했지만, 직책의 명칭 자체가 '대미협상국'이라는 점에서,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등 "백악관 정책 두뇌진들"로 표현되는 미국 관료들을 분리·대응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미국과의 대화를 강하게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미협상국장은 담화의 초반부에서 "(폼페이오 장관은)지난 25일 전 인류의 생명을 엄중히 위협하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방지를 논의하는 7개국 외무상 화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생뚱같이 대조선제재 압박을 고취했다"며,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문제와 관련하여 '진정에 넘친 지원구상'을 담은 친서를 우리 지도부에 보내오며 긴밀한 의사소통을 간청하는 반면 국무장관이라는 자는 악담을 퍼부으면서 대통령의 의사를 깔아뭉개고 있으니 대체 미국의 진짜 집권자가 누구인지 헛갈릴 정도"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폼페이오의 망발을 통하여 내가 다시금 명백히 확인한 점은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가 아무리 훌륭하고 굳건하다고 해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변화시킬 수 없으며 미국이 그처럼 제창하는 대화재개도 결국은 우리가 가는 길을 멈춰 세워 보려는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미협상국장은 "우리가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띄우는데 유혹되어 작심하고 가던 길을 멈출 것 같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내세우면서 우리의 손발을 얽어 매어 그 무엇을 막아보려는 미국식 각본에 우리도, 국제사회도 이제는 꽤 익숙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명백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그 어떤 위협이나 요술도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와 거짓 대화간판을 내들어 국제사회에는 미국이 '대화파'로 비쳐지게 하고 우리는 헛된 미련을 품고 아무것도 못하게 잡아두자는 것이 미국의 외교 수장이라는 자가 기껏 고안해 낸 창안품"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자기에게 유리한 시간과 환경을 벌기 위해 유인책으로 꺼내든 대화 간판은 국무장관의 망발로 하여 심히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명백히 말해두건데 우리는 미국의 노림수를 어항속의 물고기를 들여다보듯 보고 있으며 때로는 미국이 원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척도 하면서 미국의 속을 떠보곤 했다"고 자신하며, "우리는 백악관에서 기침소리만 나도 그것이 누구의 기침소리이며 왜서 그런 기침을 하는지 정확히 간파 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책 두뇌진들이 창안해내는 이른바 '계책'들도 크게 품을 들이지 않고 타파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미협상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의 길'과 '책임적 계획 사업'등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담화의 기본적인 내용과 형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최근 자기 명의의 담화에서 "두 나라를 대표하는 분들 사이의 친분이므로 긍정적인 작용을 하겠지만 그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발전구도를 얼 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지는 미지수이며 속단하거나 낙관하는 것도 그리 좋지 못한 일"이라면서,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에로 줄달음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 제1부부장과 대미협상국장의 담화는 모두 북미정상간 친분과 국가관계를 분리해, 미국이 한미군사훈련, 전략무기 한반도 전개, 대북제재 고수 입장 등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는 뜻을 피력해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대미 압박 차원에서 신형 전략무기 개발과 공개 등 북한의 자체 계획에 따른 군사적 행동도 지속할 것이라는 뜻도 내비친 셈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과 더는 대화는 없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북한 측 담화 내용은 역설적으로 대화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며, "특히 대미협상국장이라는 직책의 등장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미국과의 협상이라는 특정 목적을 가진 직책을 공개한 점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미국과의 협상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보내온 친서에 대해 약간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국무부의 후속조치가 없고, 오히려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이 나오니까 더 격앙된 입장을 내보낸 것"이라며, "이번 담화는 더 이상 트럼프의 재선 영향 등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미국을 최대한 압박할 수 있는 군사적 행동을 지속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기본적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등 미국 관료들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다"며, "폼페이오를 비롯한 미국 관료들에 대한 북한 외무성의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는 있으나, 트럼프와 관료들을 분리함으로서 수위 조절의 흔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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