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입으면서 우리나라 면세점 업계도 위기를 맞았다.
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면세점 이용객은 383만명에서 한 달 만인 2월에는 175만명으로 54% 줄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도 이용객은 절반 수준이다.
매출도 반토막 났다. 지난해 12월 면세점 전체 매출은 2조 285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 2월 1조 1025억원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국이 입국 제한 조치 등을 취해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미 시내면세점은 지난해부터 특허 반납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조치에 이어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어들자 실적부진을 겪던 한화와 두산은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했다.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쳐 경영 악화가 계속되자 에스엠면세점도 지난 26일 시내면세점 특허 반납을 결정했다.
다른 시내면세점도 임시휴업에 돌입했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해 운영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여기에 공항면세점 상황도 비슷하다. 인천국제공항의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이 18~22만명 정도였지만 최근 5000명으로 떨어진 것이 대표적인 이유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입찰 당시 여행객수를 기반으로 최저 임대료가 산정됐는데, 현재 여행객수가 폭락하면서 매출보다 임대료가 높아진 상황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체 한 달 매출은 평소 2000억원에 임대료가 800억원대였지만, 3월에는 매출이 400억원으로 80% 감소했다. 반면 임대료는 800억원으로 동일해 매출의 2배가 됐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면세점 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를 중소기업에 한정해 3개월간 무이자 납부 유예가 사실상 유일하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직격탄을 받으면서 연계산업인 면세점도 그에 버금가는 타격을 받았다"면서 "해외로 나가거나 해외에서 들어오는 수가 반토막 나면서 매출도 절반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항면세점의 경우 임대료 감면 확대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