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 소상공인의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저금리 코로나 대출 시행 2일째도 현장에선 고객들이 '은행과 기업은행, 소상공인진흥공단을 왔다 갔다' 헛걸음을 하는 등 전날과 같은 아수라장이 그대로 재연됐다.
#전날 자신의 신용등급에 따라 시중은행이나 기업은행에 갔다가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 가보라는 말을 듣고 새벽같이 나와 줄을 섰다. 하지만 긴 기다림 끝에 돌아온 대답은 "다시 은행에 가라"였다. 소상공인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50대 자영업자 A씨는 "내 신용등급에 맞게 어제 은행을 갔는데, 그 쪽에서는 오히려 소상공인공단으로 가라고 했다. 근데 여기서는 또 다시 은행으로 안내하니 대체 어디로 가라는 거냐"라며 언성을 높였다.#경기도의 한 기업은행에서도 대출 상담을 위해 몰려든 소상공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이 안된다, 기업은행으로 가라"는 얘기를 듣고 몰려온 것이다. 이 지점의 한 직원은 " 시중은행에 상담을 갔던 분들인데 다 기업은행에 가라는 얘기를 듣고 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 1.5%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기관 간 '떠넘기기'에 소상공인들만 여기저기 왔다 갔다 헛걸음을 하고 있다.
신용등급에 따라 1~3등급의 고신용자는 시중은행의 대출을, 4~6등급 중신용자는 기업은행의 대출,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소진공으로 찾아가도록 분류했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줄어들지를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부위원장은 2일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 준비·집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에서 "소상공인 전용 정책상품은 적체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6일 이후부터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6일부터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대출 일부가 기업은행으로 이관되고 기업은행의 위탁 보증이 본격화하면서 현장에서의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7일부터 이뤄진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실적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졌다.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19조9천억원(20만6천건)의 자금이 지원됐다.
신규대출·보증 지원이12만8천건, 9조1천억원에 이르렀고 기존자금 만기 연장·상환 유예가 6만 8천건,9조9천억원이었다. 금리·연체료 할인, 카드결제대금 유예 등은 8천억원에 이르렀다.
소상공인·개인사업자에게 9조2천억원, 중소·중견기업에는 10조6천억원이 지원됐다.
업종별로는 지원 건수기준으로는 음식점업이 4만9천건(24%)으로 가장 많았고 소매업 3만4천건(16%), 도매업 2만6천건(13%)순이다.
금융당국은 대기업 지원 방안과 관련해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우선', '기업의 자구 노력 선행'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 가용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일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달부터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회사채 시장 지원방안을 포함해 중견·대기업 자금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서도 “대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금리나 보증료율, 만기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로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대기업이 늘어나며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대기업에 대해 시장보다 좋은 조건으로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