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산 손소독제, 진단키트, 손세정제 등의 수출이 급증했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위생 모범사례로 주목받으면서 이와 관련된 한국산 제품의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재택근무가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컴퓨터, 바이오·헬스, 화장품 등의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손소독제 수출액은 56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4.1%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수출액은 지난해 손소독제 연간 수출액 678만달러의 83.9%에 달한다.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손소독제 수출 증가율은 1월 12.5%에서 2월 2천81.9%, 3월 604.1%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2∼3월 두달새 전년 동기 대비 1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코로나19 등 진단키트 수출액은 4천865만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117.1% 늘었다
지난해 진단키트 총수출액은 2억1천663만달러로 전년보다 45.0% 감소하며 거의 반토막이 났지만, 올해 들어 1월 18.0%, 2월 50.7%, 3월 117.1% 등 매월 오름폭이 두배 이상 확대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17일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진단키트 5만1천개를 아랍에미리트(UAE)에 긴급 수출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소식에 계속 들려온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는 관계사 솔젠트는 3만명 분량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유럽에 수출했고, 바이오니아는 자체 개발한 진단키트를 루마니아 진단검사기업 '에스씨 프락시스 메디카 에스알엘'(SC PRAXIS MEDICA SRL)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입을 문의하거나 요청한 국가는 지난달 25일 현재 총 47개국에 이른다.
손소독제와 진단키트를 비롯해 코로나19 사태로 증가세가 가팔라진 품목으로는 가공식품, 세안용품, 손세정제 등이 있다.
손세정제 수출 증가율은 1월 10.2%에서 2월 104.7%, 3월 81.4%로 급등했다.
라면, 김치, 즉석밥, 즉석식품, 가공육 등을 포함하는 가공식품은 지난달 54.1%, 세안용품은 68.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되면서 변화한 생활습관에 따라 수출이 늘어난 품목도 있다.
건강·자가면역 관련 수요가 늘면서 지난달 바이오·헬스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3.7% 성장했고, 기초화장품이나 세안용품의 판매 호조로 화장품 수출은 7대 신성장 품목 중 가장 큰 30.7%가 뛰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재택근무와 실내생활이 확산함에 따라 컴퓨터와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82.3%와 13.3%로 집계됐다.
이들 코로나 관련 용품의 수출이 '방역 한류' 바람을 타고 크게 늘면서 수출 실적의 악화를 막는데도 일조했다.
3월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으나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하는데 그치며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1∼2월 수출이 폭증했던 마스크는 이달에는 해외로 나간 물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스크는 기타 방직용 제품과 함께 묶이기 때문에 별도 수출액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2월 26일 정부가 수출제한조치를 취하면서 수출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고 정부와 업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