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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강익중, 달항아리 통해 연결과 조화를 말하다

공연/전시

    [현장EN:]강익중, 달항아리 통해 연결과 조화를 말하다

    강익중 개인전 '달이 뜬다'

    갤러리현대서 12월 11일까지
    "임진각에 남북 잇는 '꿈의 다리' 만드는 것이 소원"

    강익중 작가. 갤러리현대 제공 강익중 작가. 갤러리현대 제공 "제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우리는 이어져 있고, 나와 너는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작가 강익중(62)이 4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 신관과 갤러리현대 두가헌에서 동시 개최한다. '3인치' 작품과 '내가 아는 것' '아리랑' '꿈의 다리' 등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유명한 그가 12년 만에 국내 갤러리에서 여는 개인전이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달항아리와 달무지개, 달 등 '달항아리' 연작이 관람객을 반긴다. 달항아리를 그리기 시작한 건 2004년 10월. 같은 해 일산 호수공원에 원형 구조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작품 일부가 손상됐는데 이 때 만들어진 기울어진 형상을 보고 달항아리를 떠올렸다.

    강익중 작가는 4일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부와 하부를 따로 만든 후 합쳐 가마에 넣는 달항아리의 제작 방식이 제가 작품에서 추구해온 연결, 조화, 융합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드로잉 연작 '달이 뜬다' 전시 전경. 갤러리현대 제공 드로잉 연작 '달이 뜬다' 전시 전경. 갤러리현대 제공 2층 전시장에서는 전통 산수화를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30여 점의 드로잉 연작 '달이 뜬다'와 높이가 다른 작은 나무 조각을 모아 붙인 뒤 표면을 불로 태우거나 그을린 '산' 연작을 선보인다.

    '달이 뜬다' 연작은 화면의 여백과 획의 비중을 6대 4로 채우는 동양화의 기본 법칙을 따르면서 먹으로 산과 들, 달과 폭포, 사람과 집, 새와 강아지 등을 그려 넣었다. 강 작가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우리는 한 식구' 설치물. 갤러리현대 제공 '우리는 한 식구' 설치물. 갤러리현대 제공 
    전시장 한 켠에는 '우리는 한 식구' 설치물이 놓여 있다. 낡은 밥그릇 500개를 뒤집어 산처럼 쌓고 그 사이로 DMZ(비무장지대)에서 녹취한 새 소리가 흘러나온다. 강 작가는 "경기 파주 임진각에 남북을 잇는 '꿈의 다리'를 만드는 것이 소원이다. 한 식구이지만 밥을 함께 먹지 못하는 남과 북의 안타까운 상황을 상징한다"고 했다.

    '내가 아는 것' 연작. 갤러리현대 제공 '내가 아는 것' 연작. 갤러리현대 제공 지하 전시장은 '내가 아는 것' 연작이 벽면을 가득 채운다. 색색의 알파벳과 달항아리가 그려진 3인치 나무패널을 이어붙여 만들었다. 패널에는 '좋은 말을 하면 입이 예뻐진다' '좋은 아이디어는 걸으면서 나온다' 등 삶에 대한 작가의 성찰과 태도가 묻어나는 문장이 빼곡하다. 강 작가는 "삶의 목표는 단순한 생각, 부지런한 몸, 욕심 없는 마음 세 가지"라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강 작가가 12년간 세계 곳곳에서 공개한 대형 공공프로젝트의 스케치와 아카이브, 자작시도 볼 수 있다. 작가는 '마음에 담긴 물이 잔잔해야 내가 보인다'(2022) '사루비아'(2019) '달항아리'(2018) 등 시집을 출간했다.

    1984년 홍익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뉴욕으로 건너가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하고 1987년 졸업한 후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과 '멀티플/다이얼로그'전을 열었고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참가해 특별상을 수상했다.

    최근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는 순천 시민 6만 5천 명과 함께 만든 '현충정원',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광화문 아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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