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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日 니시오카도 내 주먹에 많이 맞았지"

야구

    김성근 "日 니시오카도 내 주먹에 많이 맞았지"

    애정담긴 아낌없는 질책, 명조련사 비결

    김성근

     

    박찬호(36, 필라델피아), 이승엽(33, 요미우리) 등 대스타들도 경의를 표하는 ''명조련사'' 김성근 SK 감독. LG 시절 한국시리즈 준우승과 SK의 2연패를 이끈 김감독의 별명 ''야구의 신''은 경기 중 무수한 작전 못지 않게 선수들을 길러내는 능력도 포함돼 있다.

    그런 김감독의 야구선수 교육관은 무엇일까.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27일 KIA전을 앞두고 "최근 애정이 식으신 것 같다"며 김감독에게 간접적으로 투정을 부렸다. 이를 전해들은 김감독은 차제에 다양한 일화들을 들려주며 자신의 선수 육성론을 펼쳤다. 잘못을 혼내기보단 감싸기에 급급한 요즘 일반 교육 세태에 시사하는 바가 적잖을 듯 싶어 옮겨본다.

    ▲새벽까지 2,000회 특타 훈련 ''열정'' "그랬더니 4번타자 되더라"

    김감독이 가장 강조한 것은 진정한 애정에서 나오는 열정이다. 지난 2005~06년 일본 지바 롯데 코치 시절 얘기다. 2005시즌 뒤 김감독은 당시 유망주 거포 오오마쓰 쇼이쓰를 1대1로 지도했다. 오오마쓰는 일본 아마대표팀 4번을 지냈지만 프로 입단 후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감독은 오오마쓰에게 사흘간 매일 2,000회 특타를 시켰다. 김감독이 "방망이를 들고 졸면서 흔들거리더라"고 회상할 만큼 혹독한 훈련이었다. 오오마쓰도 괴로웠지만 새벽까지 일일이 공을 던져준 김감독도 힘들었을 터다.

    결국 오오마쓰는 이듬해 1군에 오른 뒤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했다. 김감독은 "이후 2주 간 홈런 7개를 날리더라"고 말했다. 이승엽 역시 이런 지도를 통해 2005년 30홈런을 날리며 이듬해 요미우리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 김감독은 불시에 전화를 걸어 훈련 여부를 확인했다. 오오마쓰가 "아직 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하자 김감독은 옆에 있던 구단 관계자가 놀랄 정도로 호되게 질책했다. 오오마쓰가 차렷 자세로 경청했음은 물론이다. 김감독은 "이제 오오마쓰는 팀 4번타자"라면서 "아직도 침대에 내 사진을 붙여놓고 태만해질 때 본다고 하더라"며 흐뭇해 했다.

    이어 김감독은 선수 지도보다 개인 시간을 챙기는 코치들을 꼬집었다. 국내 2군 감독 시절 김감독은 "구단에서 코치들은 야간 훈련에서 빼달라고 하더라"면서 "결국 내가 선수들을 지도했다"고 말했다. 열정없이 선수들을 제대로 길러낼 수 없다는 뜻이다.

    ▲"예의없는 日선수들 많이 때려…그래도 고마워 하더라"

    김감독은 일본 국가대표로 거듭난 내야수 니시오카 츠요시(지바 롯데)를 주먹으로 때렸던 일화도 들려줬다. 타격훈련을 함께 했던 니시오카가 맹타를 휘두른 날 김감독이 "오늘 타격감이 어땠나"고 물었다. 니시오카가 다소 건방진 말투로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말하자 김감독은 그대로 주먹으로 얼굴을 내질렀다.

    자신을 가르쳐준 지도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어 김감독은 "그 뒤로도 니시오카는 2번 더 맞았다"면서 "적잖은 롯데 선수들이 내 주먹에 혼났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선수들이 원망은커녕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김감독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관중석에 있었는데 니시오카가 경기 중 대기타석에 있다가 헬멧을 벗고 인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어느 코치도 해주지 못한 질책을 해줬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야구전문학교 출신 선수들은 자기 이름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서 "때문에 훈련 약속시간을 2시간이나 어기는 등 예의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코치들이 싫은 소리를 듣기 꺼려 선수들에게 질책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시오카가 경의를 표한 것도 김감독이 자신에게 처음으로 쓴소리를 한 코치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LG 감독 시절 이병규(주니치)와 양준혁(삼성) 등 당시 팀 간판선수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에겐 "그런 정신 상태라면 야구 그만 두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김감독은 "그럼에도 이들과 격의없이 지내고 있다"면서 "가장 큰 이유는 질책이 애정에서 나온 것을 선수들이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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