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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교제 폭력' 피의자 이제야 구속영장 청구…체면 구긴 검찰

경남

    '거제 교제 폭력' 피의자 이제야 구속영장 청구…체면 구긴 검찰

    거제 교제 폭력 사건 긴급체포 불승인했던 검찰
    이제는 구속영장 청구…신병 확보 필요성
    사건 초기 긴급체포 승인했으면 수사 더 진척
    검찰 논란 의식한 듯 이례적 적극 대응

    검찰 깃발. 박종민 기자검찰 깃발. 박종민 기자
    검찰이 경남 거제 교제 폭력 사건과 관련해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의 긴급체포를 불승인한 판단과 달리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면서 체면을 구긴 모양새가 됐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지난달 경찰이 긴급체포한 피의자에 대해 도주 우려가 없는 등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피의자를 풀어준 사건 초기와 달리 최근 나온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도주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신병 확보를 위한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16일 경남경찰청과 창원지검 통영지청 등에 따르면 거제경찰서는 지난달 11일 새벽  거제 고현동에서 피의자 김모(19)씨가 전 여자친구 이모(19)씨를 수회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긴급체포했다. 지난달 10일 이 씨 사망 직후라 김 씨가 도주 우려, 증거 인멸 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통영지청(검찰)은 하지만 경찰의 긴급체포를 불승인 하면서 김 씨를 9시간 만에 풀어줬다. 통영지청은 이에 대해 지난달 자료를 내고 "경찰이 피의자에게 연락해 주거지 인근에서 만나 긴급체포하고 피의자가 이에 응한 점 등에 비춰 긴급체포의 법률상 요건인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승인 사유를 밝힌 바 있다.

    검찰과 달리 경찰은 김 씨를 긴급체포한 뒤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신청해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검찰의 이 같은 판단으로 인해 경찰의 수사 동력이 한풀 꺾이게 됐다.

    경찰은 결국 김 씨를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하다 지난 14일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부검 결과를 토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게 됐다.

    피의자 김모(19)씨. 독자 제공피의자 김모(19)씨. 독자 제공
    검찰은 부검 결과상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게 되는 등의 이유에 따라 경찰의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받아들이고 전날(15일)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자료를 내고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서와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피의자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러 범행이 중대한 점, 도주 우려가 있는 점 등 구속 필요성 인정된다"며 영장 청구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부검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김 씨의 도주 등을 우려해 지난달 사건 초기 긴급체포를 승인했다면 수사는 현재보다 더 진척됐을 가능성이 있다. 김 씨 신병을 빨리 확보해 수사했다면 병원의 의료과실 여부 수사에서도 한 걸음 나아갔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검경 내부에서도 긴급체포 불승인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검찰은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검사가 출석해 구속 필요성에 대해 적극 의견 개진을 하고, 피해자 유족이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사건 초기 판단과 달리 뒤늦게 구속으로 인한 신병 확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으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도내 한 경찰은 "처음 검찰이 경찰이 긴급체포를 불승인한 것과 달리 결과적으로 피의자 인신을 구속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이 됐다"며 "보통 검사가 영장실질심사에도 잘 나가지 않는데 유족도 데리고 간다는 건 체면 구긴 걸 만회하는 모습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통영지청 부장검사는 "예전과 달리 (검찰이) 지휘권이 없어서 (경찰의) 사전 보고가 없다. 법률상 긴급체포 사안이 아니라고 보도자료를 냈듯이 당시에는 (부검 구두 소견) 예비 결과가 폭행과 사망자와 연관이 없다고 나왔다"며 "이제 정밀 부검 결과가 나와서 그에 따라 저희가 영장을 청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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