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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시계''는 왜 창고에서 잠자고 있나

국회/정당

    ''박희태 시계''는 왜 창고에서 잠자고 있나

    1,800만 원 들인 G20국회의장 회의 기념 시계 창고에…예산낭비 논란
    ''내년 총선용''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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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태 국회의장은 지난 달 18일부터 사흘간 열린 G20국회의장 회의를 기념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900여 개 제작했다.

    단가 2만여 원 짜리 시계를 만드는 데 들어간 예산은 1천800여만 원.

    이 ''박희태 시계''는 국회의원들과 국회 간부들에게만 지급된 채 나머지는 창고에 보관돼 있다.

    그렇지 않아도 별다른 성과도 없이 G20 국회의장 회의를 유치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터라 시계까지 돌릴 경우 비난 여론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 출입 언론인들에게도 G20 기념으로 손목시계 하나씩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G20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돌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자체 판단해 보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의장이 ''한류 대진출''을 선언하며 개최한 지난 G20국회의장 회의는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철저히 외면했던 지난 G20 국회의장 회의에 국회의장이 참석한 나라는 적도기니,에티오피아,알제리,터키 등 14개국에 불과했다.[BestNocut_R]

    박 의장은 ''한류 폭풍 대진출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화자찬했으나, 회의에선 ''반테러,원전안전 국제공조 강화''를 위해 협력한다는 뜬구름 잡는 식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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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회의를 개최하는데는 무려 20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주로 참석자들의 항공료와 숙박비 등에 비용이 지출됐다. 당초 16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었으나 최종 20억원으로 부쩍 늘어났다.

    앞서 박희태 의장은 지난 해 캐나다에서 열린 제 1차 G20 국회의장회의 때 차기 회의는 한국에서 개최하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G20의장회의를 유치해봐야 아무런 실익이 없던 터라 다른 나라들도 별 이견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막상 회의를 개최하려는데 주요국들의 불참이 확실해지자 박 의장은 정의화, 홍재형 국회부의장을 직접 주요국에 보내 참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의화 부의장은 지난 3월 박희태 의장의 부탁을 받아 친서를 들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3개국 의회를 방문해 의장의 회의 참석을 요청했으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의장 대신 부의장을, 독일은 주한대사를 대리 참여시켰다.

    홍재형 부의장도 지난 3월 박 의장의 특사자격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까지 찾아가 회의 참석을 요청했었다. 브라질은 하원의장이 아르헨티나는 상원의장이 참석했다.

    G20국회의장 차기 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올해 G20의장국인 프랑스가 국회의장 회의를 사양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G20 국회의장 회의는 G20 정상회의 때문에 생긴 것은 맞지만 정상회의 유치국이 반드시 의장회의도 열도록 돼 있는 강제규정이 없다"며 "차기 G20 의장국인 프랑스가 의장대회에 난색을 표해서 대신 이를 희망하는 사우디아라비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이 철저히 외면하는 G20 국회의장 회의에 박희태 의장은 왜 목을 매달았을까.

    경남 양산이 지역구인 박희태 의장은 지난 8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언론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지역구 사무실을 11일 물금신도시에서 양산 구도심인 시외버스터미널 옆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총선에 또다시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G20국회의장 회의가 박희태 의장의 지역구 출마용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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