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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김현정의>
올림픽 때마다 메달 순위 집계방식을 놓고 혼선과 논란이 빚어진다. 정리를 해보자.
◇금메달 우선 순위집계는 한국식? 우리나라의 메달순위 집계방식은 당연히 금메달 우선이다. 역시 1등만 높이 쳐주는 세상이어서? 아니다. 아시아와 유럽 대부분 나라들이 금메달 우선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개의 국제대회에서 사용하는 방식도 금메달 우선 방식이다.
런던 올림픽을 치르는 영국은 우리와 같은 방식이다. 영국연방국가인 호주도 당연히 영국을 따라 우리와 같고 독일, 프랑스, 일본도 금메달 우선 방식으로 국가순위를 적는다. 영국은 언론마다 다르기도 해 영국매체 더 선(the SUN) 등은 총 메달수로 순위를 정해 발표한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가 금은동을 모두 합한 총 메달수를 집계해 순위를 매기는 대표적인 나라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국가적으로 어느 방식을 채택한 것이 아니라 어느 때부턴가 언론들이 저마다 더 적절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제각각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중국에게 금메달로 뒤지기 시작하니 방식을 총계로 바꿨다고 주장하나 확인되지 않는다. USA투데이, ESPN 등은 메달총집계 방식을 택하고 있고, CNN과 CBS는 금메달 획득 순위로 기록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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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적으로 국가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금메달 수가 많은 순서대로 홈페이지에 적어내려가기만 한다. IOC는 "단순한 정보일 뿐 국가 간 메달 순위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고 있다.
올림픽 헌장 제 1조도 "올림픽은 선수 개인 혹은 팀 사이의 경쟁이지 국가 간 경쟁이 아니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렇게 IOC가 특정 방식을 공식적으로 채택하지 않고 있으니 나라마다 다른 메달 집계방식으로 성적을 내게 되는 것. 이러다 보니 요즘은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해 국가 순위를 기록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 런던 올림픽도 두 가지를 병행해 표시한다.
◇올림픽은 올림픽일 뿐, 그냥 한 번 그래봤어올림픽에 임하면서 악착같이 메달의 색깔을 따지고 국가의 순위를 매기는 건 성적보다 참가에 의미가 있다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 또 특정 방식을 채택하면 그 방식에 따라 경쟁이 과열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느 방식이든 허점이 있다.
금메달 1개 딴 나라가 은메달 10개와 동메달 10개 모두 20개를 딴 나라보다 성적이 좋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반대로 금메달 9개 딴 나라보다 은메달 5개, 동메달 5개 합쳐 10개를 딴 나라가 우수한 성적이라고 하는 것도 설득력 없다.
거의 모든 종목에서 상위권에 들었지만 유독 메달을 따지 못한 나라도 있을 수 있다. 또 국가대표를 선발해 죽어라 훈련시킨 나라와 생활 스포츠 저변이 넓어 순수한 아마추어 선발전을 거쳐 자연스레 출전권을 부여한 나라를 비교하는 것도 멋쩍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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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합리한 점을 절충해 조정하는 방식으로 포인트를 주자는 의견도 있다. 승점방식처럼 금메달 3점, 은메달 2점, 동메달 1점 등 이렇게 포인트를 주어 합산하는 방식도 있다. 그러나 1등과 2등 차이가 1점이고 2등과 3점 사이도 1점이라는 건 챔피언이라는 빛나는 이미지를 빛 바래게 한다.
대통령 뽑을 때도 1표 차이만 나도 1등이 대통령되고 나머진 모두 탈락자가 되는 세상 아닌가. 그렇게 따지면 금메달 10점, 은메달 7점, 동메달 5점, 본선진출 3점, 참가는 1점 이렇게 환산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러면 정말 복잡하고 재미없어진다.
[BestNocut_R]우리나라 전국체전 집계방식이 철저한 포인트 부여 방식이다. 금은동메달, 그리고 4위를 포함한 결선 진출에도 점수를 준다. 그것을 시도별로 총점을 매기면 순위가 나온다. 이것은 학교체육과 사회체육의 발전을 위해 모두들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는 뜻으로 채택한 순위 결정 방식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방식은 국민소득 수준에 따른 집계방식이다. 영국의 가디언 지가 인구·국내총생산·선수단 규모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는데 가난해 선수단을 적게 보내고도 메달을 짭짤하게 따낸 북한이 당연 1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등장한 방식은 인구비례별 메달 개수 집계방식. 뉴질랜드의 한 온라인 신문이 머리를 짜낸 방식으로 인구 440만 명에 메달 2개를 딴 뉴질랜드가 3위가 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인구가 많아도 미국같이 잘 사는 나라가 있고 아프리카 국가처럼 사람만 많고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도 있다. 인구가 적은 나라로 따져도 아시아 변방의 나라가 있고 잘사는 유럽 복지국가도 있다. ''그냥 한 번 그래 봤어''로 여기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