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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8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개헌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친이계 의원 모임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들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국회앞 한 음식점에서 개헌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개헌 간담회의 연장선인 이날 토론회에는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과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안경률 의원, 전.현직 당 정책위 의장인 고흥길, 심재철 의원을 비롯해 35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이 70여 명에 이르고 설 연휴 마지막 날이어서 지역구에 특별한 일정이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석률은 높지 않은 편이었다.
이재오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이후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시대정신에 맞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히기까지 그간의 개헌 논의를 차례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2007년 1월부터 지금까지 개헌 논의는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에 느닷없이 개헌 얘기를 꺼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각종 지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가난한 나라나 부패한 국가는 대부분 대통령제 국가인 반면 국민소득 3만불 이상에 깨끗하고 청렴한 나라는 대부분 의원 내각제 국가라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를 대통령 중심제인 현행 헌법의 후진성과 연결시켰다.
발제를 맡은 김영우 의원도 지금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비판에 대해 과거처럼 개헌을 할 수 있는 정치적 격변기가 앞으로는 오기 쉽지 않다며 "''개헌 적기다''는 말은 허구"라고 강조했다.
제2 발제자로 나선 권택기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6당 대표들이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약속했기 때문에 개헌이 당론"이라며 "개헌 당론을 거부하려는 쪽에서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헌 의총에서의 행동 요령 등을 담은 전술 부분을 발표하는 장제원 의원의 발제부터는 토론회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등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 뾰족한 방안 못낸 토론회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뾰족한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
두 시간여에 걸친 논의에서 개헌 의총때 원포인트 개헌이 아닌 시대변화를 반영한 총체적인 개헌에 동의하기로 하고 당내에 개헌 태스크 포스팀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개헌 당론은 이미 정해진 만큼 개헌 의총에서 당론 집행을 촉구하기로 했다.
개헌론으로 이재오 장관을 중심으로 한 친이 직계의 내부 결속력은 높아지고 있지만 외연은 좀처럼 확장되지 않고 있는 부분은 곰곰히 생각해 볼 부분이다. 개헌론이 친이진영 내부 결속용이라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5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말을 되풀이 했다. 설 연휴 기간동안 민심을 살펴봤지만 개헌의 ''개''자도 안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이 될 가능성은 없고, 여권 내부의 분열만 가속화시킬 뿐"이라며 개헌 의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어차피 안될 일을 갖고 서로 얼굴 붉힐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친이계 의원의 반응도 비슷했다. 이 의원은 "지역을 다녀 보면서 민심을 들어봤지만 지금 개헌에 관심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지역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BestNocut_R]
민주당의 반응도 썰렁하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열렸지만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개헌특위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광주가 지역구인 이용섭 의원도 "''개헌보다 민생''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명확한 메시지였다"며 "집권 4년차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논리적 설득력도 없고 국민적 공감을 받기도 어렵다"고 책임을 이 대통령에게 돌렸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도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 않는다. 이재오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민들이 개헌에 관심이 없는 것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