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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시작되는 평창과 강릉, 정선 등 2018동계올림픽 후보도시 현지 실사와 관련해 방역당국이 주요 도로의 구제역 방역초소를 임시 철거하기로 방침을 정해 '구제역 감추기' 논란이 일고 있다.
평창군은 강원도와 협의를 거쳐 IOC실사단의 동선을 따라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IC)의 방역초소를 13일 철거해 20일 재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면온나들목과 진부나들목의 방역초소도 16일 철거해 각각 17일과 19일 다시 설치할 방침이다.
평창군관계자는 "구제역 방역도 중요하지만 국가대사를 치르는 상황에서 외신기자들도 많이 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강릉시도 실사단 일정에 맞춰 영동고속도로 강릉나들목 방역초소를 15일부터 17일까지, 북강릉나들목 방역초소를 17일 하루 임시 철거할 계획이다.
그러나 축산농가들은 실사기간 외지차량의 이동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요 진출입로의 방역초소가 임시철거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창의 한 축산업자는 "실사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에는 동감한다"면서도 "이미 외신을 통해 우리나라의 구제역 피해 사실이 다 알려진 상황에서 오히려 사실을 감추지 말고 철저하게 방역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축산농가들에게도 좋고 실사단에게도 믿음을 심어주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릉의 한 축산단체관계자도 "이번 조치는 그야말로 잠깐 손으로 해를 가리려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축산농가들의 불안감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BestNocut_R]
이에 대해 강원도관계자는 "실사단이 이동할 때 불편을 초래할 수 있고 이미지 문제도 있기 때문에 임시철거를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하지만 농가와 마을 단위의 방역을 강화하고 방역초소의 임시철거기간도 최대한 단축시켜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에서는 10일 현재 13개 시군에서 33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646개 농가의 소와 돼지 등 39만 7천 113마리 가축이 살처분, 매몰처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