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시위대 등 반 정부세력의 통제 아래 놓인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대가 거센 반격을 개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카다피 친위대의 탱크부대는 제3도시인 미수라타에 있는 공군기지를 반군으로부터 되찾기 위해 25일 맹공을 시작했다. 양측 간 교전은 26일 새벽까지도 계속됐으며 기지의 상당 부분을 카다피 친위대가 되찾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현지 한 의사는 미수라타 공군기지와 인근 민간 공항에서 벌어진 이틀간의 교전으로 모두 2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카다피 친위대는 또 수도 트리폴리로 통하는 도로들을 봉쇄하고 검문검색을 실시하며 시위대의 트리폴리 진격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시위대 수천명은 지난 25일 트리폴리에서 금요기도회에 참석한 뒤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지만 카다피 친위대의 무차별 총격 앞에 맥없이 쓰러져야 했다.
트리폴리 동부 타주라 지역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한 남성은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군 앞에서 "우리는 정말 개와 같았다"며, 수많은 사람이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다른 한 시위대도 "우리는 총알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 수 없었다"며 "그들은 총격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시위 사태 이후 수도 트리폴리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시위가 초강경진압 앞에 무력화되자 카다피 원수는 이날 저녁 녹색광장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등장, 지지자들에게 시위대에 대한 보복공격을 촉구했다.
카다피는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를 향해 "그들(시위대)에게 복수하고 국가를 수호하고 석유를 사수하라"며 "우리는 적들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트리폴리 일부 지역이 반정부 세력의 수중에 넘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카다피의 아들이 휴전협상을 제안하는 등 반군 세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 일부 주민은 "카다피의 주요 근거지였던 트리폴리 일부 지역은 이미 카다피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며 "트리폴리는 봉기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도 외신기자들을 만나 "우리 군대는 테러리스트를 공격하지 않고 그들에게 협상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며 "내일(26일)까지 협상이 평화적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리비아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공직자들 또한 잇따라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며 반정부 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 제네바 유엔대표부의 리비아 외교관 전원은 정부 시위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사임했고 카이로에 있는 아랍연맹의 리비아 대표부도 조직 명칭을 `아랍연맹 리비아국민 대표부'로 바꾸고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다.
이와 함께 압둘-라흐만 알-압바르 검찰총장과 프랑스 주재 리비아 대사, 유네스코 주재 리비아 대사도 사임하고 시위 지지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리비아 현지 대사관을 폐쇄하고 리비아 집권층의 개인 금융계좌에 대한 감시에 착수하는 등 리비아에 대한 본격 제재에 나섰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28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카다피 정권 제재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